잠들지않는 첨단 심장부 실리콘밸리 표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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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실리콘밸리 샌 안토니오로드에 있는 선마이크로시스템스 본사.시원하게 뚫린 8차선 길을 앞에 두고 뒤로는 강물이 한가로이 흐르고 있어 마치 동화속의 건물같은 분위기였지만 내부는 활기와 긴장이 넘쳤다.
“누구를 찾아오셨습니까”라며 말을 건네오는 안내원의 눈초리가날카롭다.혹시 우리 회사 정보를 염탐하러 온 것은 아닌지.그만큼 이곳의 보안의식은 투철하다.홍보담당자 섀넌 카니는“관례인 만큼 이해해달라”며 방문객을 달랜 뒤 건물 내부로 안내했다.
그와 함께 돌아본 내부는 한마디로 대학기숙사와 다를 바 없는풍경.건물 안에 헬스센터.세탁소.심부름센터.문구점등 모든게 갖춰져 있다.“집에 가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입니다.” 일이 좋아 일에 미친 사람들을 위한 회사의 배려다.개발팀의 직원들은 대부분 1주일에 3~4일은 사무실에서 밤샘하기 일쑤라는카니의 설명.
그곳에서 차로 5분거리에 있는 쇼 라인대로에 위치한 실리콘그래픽스사의 본사는 건물과 건물을 차로 이동해야 할 정도의 대규모 단지.
컴퓨터그래픽 특수효과를 담당하고 있는 테드 멀론은“사진촬영은곤란하다”며 협조를 부탁했다.“새 영화에 쓰일 컴퓨터그래픽 작품을 만드는 중인데 경쟁사에 이 정보가 알려지면 곤란하다”는 것이었다.회사 규정은 아니지만 자기의 일과 작품 을 소중히 여기는 프로의식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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