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침략 미화한 막료장 논문 매우 부적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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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의 침략 전쟁을 정당화하는 논문을 발표했던 다모가미 도시오(田母神俊雄) 전 항공 막료장(합참의장)에 대해 “매우 부적절했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날 참의원 외교방위위원회에 참석한 아소 총리는 “아무리 일본에 언론의 자유, 발언의 자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항공 막료장이 되면 공적인 자리에서는 상식에 맞는 말을 해야 한다. 그래도 그 말을 해야겠다면 그 자리에 앉아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위성에 대한 재발 방지와 (자위대원) 재교육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자원대원이) 대외적으로 의견을 밝히기 전에 사전신고를 의무화하고 내용을 체크하는 등의 후속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간부인사의 기준 등도 검토하기로 했다.

당초 인도양에서의 해상자위대 급유활동 연장 법안을 심의할 예정이던 이날 위원회는 다모가미 문제에 대한 질의응답으로 채워졌다. 아소 총리는 다모가미가 항공 막료장에 임명되기 전인 2004년 항공자위대 내부지에 “자위대 내부에도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문제를 검토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기고한 것에 대해 “오랜 기간 내부에서 이를 단속하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1995년 일제의 아시아 침략을 사과했던 무라야마 도미이치(村山富市) 총리 담화를 부정한 것에 대해서도 아소 총리는 “침략이 없었다고 한다면 무라야마 담화와 정면으로 반대되는 주장”이라며 다모가미의 주장이 정부 견해에 정면 위배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다모가미는 지난달 31일 일본의 침략 전쟁을 정당화한 논문을 외부에 발표해 당선된 사실이 드러나 경질된 뒤 3일 정년퇴직 조치를 당했다.

도쿄=박소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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