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카드 30만장 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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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미국의 빌 클린턴 대통령은 올해 30만장의 카드를 보냈다.또백악관이 공식 카드를 보내기 시작한 것은 아이젠하워 대통령때(1953~61)라고 한다.
카드 역사 연구가라는 별난 직업을 갖고 있는 C L 앨벌바이드에 따르면 공식카드를 처음 보낸 아이젠하워대통령 시절 퍼스트레이디 마미가 보낸 카드는 1천1백장.그 이전에는 대통령이 사인한 백악관 사진등을 보내 연말 인사를 대신했고, 아이젠하워 직전의 트루먼 대통령때(1945~53)는 처음엔 인사말을 일일이 손으로 쓰다가 급기야 47년부터는 인사장 보내기를 포기하고말았다.2차대전이 끝나자 신생국들이 나타나면서 보낼 곳이 너무많아졌기 때문이었다고 한다.63년 11월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되자 뒤를 이은 존슨 대통령은 부랴부랴 카드부터 인쇄해 돌렸다. 정치인들에겐 카드를 얼마나 많이 보내느냐 못지 않게 얼마나인상적인 카드를 보내느냐도 중요하다.미국 정치인들이 가장 많이애용하는 것은 가족사진 카드다.속으로야 어떻든 화목하기 그지 없는 표정의 가족사진을 카드로 만들어 보낸다.
섹스 스캔들에 휘말렸던 클린턴은 93년 이후 가족사진을 쓰지않는다.대신 클린턴은 올해도 화가에게 부탁해 백악관 녹실(綠室)을 그린 카드를 보냈다.지난해엔 적실(赤室),지지난해엔 청실(靑室)을 그려 보낸데 이어 올해로 세번째 같은 화가에게 그림을 맡겼다.매년 이리저리 자리를 옮기며 등장하는 개의 이름은.
그림자'라고 한다.
차기를 노리는 앨 고어 부통령은 1남3녀와 함께 한 가족사진카드를 돌렸다.워낙 잘 찍은 사진이라 .선거 포스터'같다는 말을 들었다.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잭 켐프는 아들.손자.며느리등 무려 20명의 대가족이 샌디에이고 전당대회장 에서 찍었던 기념사진을 돌렸다.“역시 그답게 촌스럽다”는 것이 워싱턴 정가의 평이다.사진 오른쪽 구석엔 유일하게.켐프네'가 아닌 21번째 인물이 혼자 서 있다.자세히 보면 봅 도울 공화당 대통령후보다. [워싱턴=김수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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