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부지리황금땅>포천 소흘읍일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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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경기도포천군소흘읍에는 조상대대로 주업(主業)이던 농사를 더 이상 짓지 않고 공장임대업을 해 한달에 수백만원씩의 임대수익을올리는.사장'이 적잖다.5백~1천평의 농지를 전용받아 60여평의 공장을 여러개 지어 건물 한 동에 보증금 6 백만원,월 60만원의 임대료를 받고 있다.90년대 초반부터 포천군소흘읍초가팔리.이가팔리와 가산면 일대에 가구공장이 속속 들어서자 자신의땅을 팔지 않고 아예 공장을 직접 지어 농사꾼에서 어엿한.사장'으로 변신한 셈이다.현재 소흘읍초 가팔리.이가팔리.가산면 일대에는 무려 2백여개의 가구공장이 밀집해 이 일대가 가구공장단지로 탈바꿈했는데 이들 공장중 줄잡아 70여개는 현지주민 소유로 돼 있다.
이들에게.사장'으로 신분상승의 행운을 준 것은 의정부에서 포천을 잇는 43번 국도 축석~송우리구간이 89년말 2차선에서 4차선으로 확장돼 교통이 한결 좋아졌기 때문.
이 도로가 확장되면서 서울과 의정부에 있던 가구공장들이 줄지어 이곳으로 옮겨오는 바람에 공장용지 매매가 붐을 이루면서 자연 땅값도 크게 뛰어 토지주들은 가만히 앉아 큰 돈을 벌었다.
도로확장에 이은 가구공장 밀집에 따른 혜택을 가장 많이 본 곳은 축석~송우리구간 도로변.이 구간 4차선 도로변에 붙어 있는 준농림지의 경우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고작 평당 20만~25만원하던 것이 요즘에는 무려 1백만~1백20 만원선을 호가하고 있다.
소흘읍 천마부동산 김용규씨는“이 땅들은 가구.의류등을 저장할소규모 물류창고나 가든용으로 매매되고 있다”며“교통이 막히지 않으면 의정부에서 10분거리여서 의정부와 서울노원구에 사는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고 말했다.도로 안쪽에 있지 만 전원주택이나 공장을 지을 수 있는 준농림지도 90년초 평당 10만원선에서 현재 35만~50만원선으로 올랐다.
또 소흘읍이곡리에서 고모리를 거쳐 송우리에 이르는 도로 옆도역시 혜택을 듬뿍 받은 땅이다.도로를 따라 레스토랑.음식점등이하나 둘 생겨나면서 도로변 전.답이 3년전 평당 30만~40만원에서 1백만~1백20만원으로 껑충 뛰었다.현 재 이 도로를 따라 20여개의 레스토랑.음식점등이 밀집해 있고 10여개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어서 새로운 위락촌으로 변하고 있다.
소흘면의 상주인구는 2만2천명으로 90년에 비해 8천명이 늘어 지난 2월 읍으로 승격했고 조만간 인구수가 포천읍(2만6천명)보다 더 늘 전망이다.
〈포천=손용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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