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중소기업 공동상표-어려운 귀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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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중소기업 공동브랜드의 대표적인 성공 케이스로 꼽히던.귀족'이부도를 내는등 경영이 부실해진 가장 큰 원인은 조합운영의 비효율성 때문이란 지적이 적지않다.
지난해 12월 결성된 한국신발공업협동조합은 올 5월 주력상표인.귀족'등 5개의 공동브랜드를 내놓아 월매출 20여억원을 올리는 성과를 거두는등 순항했지만 짜임새없는 경영이 부도의 주원인이 됐다.공동브랜드 출범초기의 성공에 고무돼 조 합업체의 적정 제품생산량을 감안하지 않고 단기간에 대리점을 1백10곳으로확장한데다 조합업체의 의견수렴도 충분치 않았다는 지적이다.이에따라 10월부터 제품을 제때 공급받지 못한 일부 대리점 판매주들이 제품대금 결제를 동결했으며 회원 업체의 생산물량 배분을 둘러싼 잡음도 적지 않았다.판매주들은“부츠등 동절기에 맞는 제품공급과 시판이 잘되는 제품공급을 늘려 달라고 요청했지만 조합측이 이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조합을 비난하기도 했다.급기야 일부 조합업체들은 조합인력(1백3명)이 사업규모에 비해 너무 많고 또 구성원중 상당수가 전문성이 부족해 회원업체의경영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며 집행부의 사퇴를 요구하는 사태까지이르렀다.특히 경리장부들이 부실해 조합경영에 의혹이 제기됐다는것이 중 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의 감사결과다.이와 관련,신임 박헌복(朴憲福.48)이사장은“전임 집행부를 전원 퇴진시키고 인력을대폭 감축하는등 우선 조합경영을 합리화한뒤 생산능력이 떨어진 회원업체에 대한 정비에도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 윤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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