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근로자의 일본 산요공장 放火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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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태국 근로자들의 일본기업 방화 사건은 일본은 물론 현지에 대규모 생산시설을 두고있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유럽등지 유수의 대기업들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태국은 양순한 노동력과 원만한노사관계,비교적 잘 갖춰진 사회간접시설등의 이점 때문에 오래전부터 선진국 기업의 섬유.전자제품 생산기지로 선호돼 왔다.
특히 일본 다국적기업은 오래전부터 동남아진출 경험이 있는데다산요는 경영의 90% 이상을 해외에 의존해올 정도로 국제화된 기업이라는 점에서 2차대전후 태국 최악의 사업장 폭력으로 기록될 이번 사태는 더욱 놀라움을 더해 주고 있다.
사실 산요의 노사분규가 과연 이토록 극렬한 파괴행위를 몰고올정도였는지에 대해선 많은 이들이 의구심을 느끼고 있다.
전자제품을 생산해온 산요 유니버설 일렉트릭은 지난해 5개월치의 보너스를 지급했으나 올해 경영이 어려워지자 이를 3개월치로낮추겠다고 제안한 것이 그토록 큰 반발을 샀느냐는 것이다.
경찰당국은 이날 방화현장에서 농성을 벌이던 근로자중 수백명이술에 취해 있었고,일부 근로자들이 쇠파이프와 돌.빈술병등으로 공장기물을 닥치는대로 부쉈다는 목격자들의 증언에 따라 일부 술취한 과격 근로자들의 우발적 난동으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올들어 태국경제가 지난 10년간의 호경기에서 급전직하해 동남아 개도국 가운데 가장 경제여건이 나쁘다는 점에서 이곳근로자들의 경제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이러한 과격행동으로 표출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어 현지진출 한국기업들 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홍승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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