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을 신나게 쓰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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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나윤(11․6마포초5)양은 Yes24가 주최한 제 5회 전국 어린이독후감 쓰기 대회에서 금상을 받았다.
문제아 해룡이가 전교 모범상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 ‘전교모범생’이란 책을 읽고 자신의 느낌을 적었다. “극성스런 엄마와 체벌하는 선생님 등 어른들과 갈등을 겪으면서 힘들어하는 해룡이의 모습이 저와 많이 닮은 것 같았어요. 해룡이와 똑같이 고민했던 저의 경험을 중심으로 독후감을 썼죠.” 줄거리보다 주인공의 심리상태에 초점을 맞추어 자신이 공감했던 것을 솔직하게 쓴 것이 인상적이다. 언니 박나현(11․9마포초5)양 역시 작년에 같은 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읽은 책은『딱친구 강만기』. 탈북소년만기가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새터민으로 정착하는 과정을 그렸다. “북한사람들이 이렇게까지 살기 어려운지 몰랐어요.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그려져 마음이 많이 아팠어요.” 나현이는 말투와 행동이 달라서 친구들에게 왕따 당하는 만기의 모습을 보면서 느낀 안타까움을 중심으로 독후감을 적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을 자신만의 독특한 시각으로 표현한 것이 돋보인다.

쌍둥이 자매가 이렇게 멋진 글 솜씨를 갖게 된 데는 어머니 김지연(36)씨의 공이 크다. 김씨는 4년 전부터 독서지도사 공부를 하면서 아이들에게 올바른 독서습관을 길러주려고 위해 노력했다. “사실 나현이는 꾸준하게 책을 읽는데 나윤이는 관심사가 다양해 책에만 집중을 하지 못해요. 어떻게 하면 나윤이가 책 내용에 관심을 갖고 집중할까 많이 고민했죠.”

김씨는 “독후감은 말 그대로 책을 읽고 느낀 점을 쓰는 감상문”이라며“억지로 책을 읽게 하면 아이들은 줄거리 위주의 경직된 글쓰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마음이 이끌려 책을 읽어야 순간순간 다가오는 자신만의 느낌과 생각을 솔직하게 표현할 수 있다. 김씨는 집안 곳곳에 책을 꽂아두고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책은 잠들기 전에 꼭 읽어줬다. 인터넷 서점사이트를 매일 드나들며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의 책을 주문해 먼저 읽어보기도 했다. 그러자 나윤이는 곧 책읽기에 흥미를 보이며 책을 읽고 난 후 김씨에게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대화는 마음에 일어나는 생각을 끌어내는데 효과적이다. 김씨는 아이들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내용은 어땠는지,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어떤 것이었는지 등을 묻고 서로 의견을 나누었다. 주인공 얼굴 그려보기, 독서퀴즈, 주인공에게 편지쓰기 같은 독서활동도 함께 했다. 그는 “다양한 독서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책을 읽으며 느낀점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도록 해주면 독후감을 쓰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귀띔했다. 독후감을 쓰라고 하면 부담스러워하는 아이들도 뒷이야기 꾸며보기, 그림으로 내용 표현하기 등의 독서활동에는 흥미를 보인다.

김씨는 “독후감은 일반적인 형식을 참고하되 너무 얽매일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일반적인 독후감의 형식은 글의 아웃라인을 잡는데 참고한다. 대강의 틀을 잡고 나면 가장관심 있었던 한 가지를 골라 자신의 경험과 연결시켜본다. 일기나 편지 등 참신한 방식으로 생각을 표현해보는 것도 좋다. 주인공의 처지나 생각에 주의를 기울이면 감상을 풍부하게 할 수 있다.

프리미엄 송보명 기자
사진_프리미엄 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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