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구대표 세미나式회의 '민주적''無소신' 양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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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홍구(李洪九)신한국당대표는 회의를 선호한다.또 뚜렷한 지시보다 가능한한 많이 듣는 집단지도체제적 모양새로 당을 운영하는스타일이다.
추곡가.연좌제 소급적용등 여야간 쟁점으로 국회가 파행을 겪던11일.李대표는 하루 세차례 고위 당직자회의를 소집했다.
장시간의 회의에도 딱 부러진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다.11일오후 두차례의 마라톤 회의후에도“별로 발표할게 없다”(金哲대변인)는 식이다.
불시소집이 잦아지자 국회밖에 있던 강삼재(姜三載)총장은 물론여야 총무접촉중이던 서청원(徐淸源)총무등이 불가피하게 지각,참석자들이 기다리는 대기(待機)상태도 속출했다.12일 김철대변인은.작태.개탄'등 용어를 써가며 전날 의총에서 노동관련법 반대의사를 밝힌 의원들을 질책한 고위 당직자 회의 분위기를 전달했다. 그러나 실제 李대표는 그런 말을 하지 않고 듣기만 했다는게 한 고위 당직자의 전언.
대개“자유토론을 해달라”며 세미나식 의견개진을 요청하는 게 .이홍구 스타일'이라는 얘기다.이 때문에 개원국회 협상당시 회의에서는 李대표 앞에서 총무.정무장관등의 고성이 오가는 설전도벌어졌다.
평가도 엇갈린다.익명을 요구한 한 중진의원은 “대표가 주요사안에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강경론이 득세하게 마련”이라며 “치밀한 사전 조정작업을 거친 신속한 의견집약이 필요하다”고 효율성 문제를 지적한다.
반면 이완구(李完九)비서실장,전성철(全聖哲)특보등 李대표 측근들은 “민주적 의견수렴을 위해서는 때론 많은 회의와 지루한 절차,인내가 필요하다”며 과거 일방통행식 여당 문화와의 차별성을 강조하고 있다.

<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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