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맨’ 서장훈·하승진 ‘빅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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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KCC 서장훈(右)이 5일 KTF전에서 토마스와 리바운드를 다투고 있다. 서장훈은 11득점·6리바운드 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전주=뉴시스]

KCC가 두 장신 서장훈(34·2m7cm), 하승진(23·2m22cm)을 앞세워 2연승을 달렸다. KCC는 5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동부 프로미 2008~2009 프로농구에서 KTF를 103-72, 31점 차로 대파하고 2승1패를 기록했다. 31점은 이번 시즌 최다 점수 차다. 서장훈은 약 27분간 뛰면서 11점, 6리바운드를 잡아냈고 하승진은 19분간 활약하며 8점, 10리바운드를 잡아냈다.

경기에 먼저 나온 것은 서장훈이다. 서장훈은 경기 전부터 “뭔가를 보여주겠다”는 듯 결의에 찬 모습이었다. 첫 득점을 깨끗한 3점슛으로 기록했다. 하지만 다음부터는 공격 기회가 없었다. 외국인 선수인 마이카 브랜드(25)와 브라이언 하퍼(27)가 서장훈 대신 욕심을 냈다. 득점 욕심이 많은 서장훈이 마음을 바꿔 궂은 일을 맡았다. 서장훈은 이를 악물고 리바운드와 골밑 수비를 했다. 1쿼터 막판 KTF 제임스 피터스와 골밑에서 매치 업이 됐다. 피터스가 슛을 시도하자 펄쩍 뛰어 올라 블록슛으로 막아냈다. 이어진 공격에서 피터스가 시도한 슛이 림을 맞고 튕겨 나오자 몸을 던지며 리바운드를 잡아챘다. 경기장에 탄성이 터졌다. 지난 시즌 서장훈에게서 볼 수 없었던 독기가 보였다.

2쿼터 7분14초를 남기고 하승진이 서장훈과 교체돼 투입됐다. 하승진은 들어가자마자 골밑에서 수비수들을 끌어들인 후 브랜드에게 어시스트를 했다. 다음 공격에서는 골대가 부서져라 육중한 덩크슛을 터뜨리는 괴력을 발휘했다. KTF는 하승진의 덩크를 구경만 해야 했다. 2쿼터 종료 4분8초 전 KCC 허재 감독이 서장훈과 하승진을 함께 기용했다. 둘이 같이 뛰자 골밑에서의 위압감은 배가 됐다. 외국인 선수 없이도 골밑 수비는 거뜬했다. KTF의 스티브 토마스가 골밑 슛을 시도하려고 하자 하승진-서장훈의 샌드위치 블로킹이 떠올랐다. 하승진의 팔은 골대 위 50cm 가까이 올라갔다. 이후 KTF는 골밑 공격조차 시도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

KTF는 전반전이 끝났을 때 31-53, 22점 차로 뒤졌다. 후반전에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하고 무너졌다. 3연패. 추일승 KTF 감독은 “선수들이 KCC의 높이에 대한 공포심이 너무 컸던 것 같다”고 패인을 분석했다.

한편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경기에서는 오리온스가 약체 SK를 97-85로 누르고 3연승,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전주=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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