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심야토론쇼 '고백' 잔잔한 반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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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1면

여성잡지의 단골 메뉴가 고백코너다.미혼모나 비련에 빠진 유부녀의 사연,또는 남편.시어머니와의 갈등등이 주소재다.남의 사연을 말초적으로 상품화한다는 혐의가 없지 않지만.고백'은 제3자에겐 늘 흥미로운 법이다.
굳이 신부에게 가지 않더라도 고백은 말하는 사람은 물론 듣는이에게도 카타르시스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백의 심리를 수많은 사람이 시청하는 TV에 도입한 MBC 심야토크쇼.고백'(매주 목요일 밤12시)이 요즘 잔잔한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 10월24일 첫 회에 나온 최기선 인천시장과 임승호씨는대번에 고백의 진가를 실감케 했다.최시장은 2년전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아내를 삶으로 귀착시키지 못한 것을 후회하며 정말 주룩주룩 눈물을 흘렸다.임승호씨는 영화같은 순애 보를 들려줬다.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약혼녀를 살려내 4년만에 결혼식을 올리고 낙향,딸까지 낳은 사랑의 승리였다.민주화투쟁 시절 오해로 인해 거짓진술로 친구를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이철 전의원,알콜 중독의 지옥에서 빠져나와 알콜 중 독자들을 위한 상담실을 운영하는 박종암씨도 마찬가지였다.이 프로는 이규정PD의 발상으로 전파를 타게 됐다..주부를 위하여'란 아침방송을 하다보니 주부들에게서 가슴에 묻어둔 사연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고내친김에 고백소재의 단독 프로까지 마련한 것.
그는 고백의 계기를 마련했더니 석류터지듯 가슴에 안은 허물을털어놓더라고 말했다.
그러나 혹 선택된 고백만 하지 않나 하는 지적도 있다.이럴 경우 고백은 면죄부 혹은 선전도구로 전락한다.이PD는“고백거리에 대한 사전 취재를 충분히 한다.또 사회자와의 대화에서 고백내용을 충분히 검증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요즘은 정치인들이나 유명인사들의 출연 문의가 많다고 한다..대권주자'인 모의원도 그중 한사람이다.이PD는 이런 사람들은 고백을 역이용할 것같은 심증이 가 피한다고 했다.
〈이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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