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미국 선택]미 대통령 선거 전날의 오바마

중앙일보

입력

버락 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의 선거일 전날 행보가 미 언론에 거론되고 있다.

흑인으로서 미 역사상 최초로 대통령으로 선출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그에게 미국의 언론이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판세가 거의 정리된 현재 그의 마음과 행동은 어떤 모습일까가 궁금해지는 것은 당연한 것이라고 미 언론들은 지적한다.

미 언론들이 전한 오바마의 선거일 직전의 모습은 조용하고 담담한 모습이라고 한마디로 요약된다.

그는 이날 아침 11시까지 대중의 앞에 나타나지 않았다. 유세 도중 머물고 있는 플로리다주 잭슨빌의 한 호텔방에서 지방의 한 라디오와 인터뷰를 한 것이 그의 오전 일정의 전부이다.

그리고는 땀을 내는 바지 차림에 야구모자를 쓴 채 근처 체육관으로 나가 운동을 했다.

그는 라디오와의 인터뷰 도중 "지금 이 시점에서 약간이라도 우려되는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아시겠지만, 나는 지금 아주 평온함을 느낀다고 말하겠다"고 답하면서 "왜냐 하면 무엇이든 할 일을 하고 난 뒤 이제 유권자들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고 여느 후보와 다름없는 답을 했다.

그리고는 잭슨빌에서 열린 9000명이 기다리던 유세장에 나타나 유세를 벌였다. 유세장에는 인디아 아리의 '희망이 있다'는 노래가 흘러나왔으며, 그는 노래에 맞춰 흥겨워하는 유권자들에 들뜬 연설을 했다.

같은 플로리다주였으나 공화당의 존 매케인은 이날 탐파에서 행한 유세에서 단 1000명 정도만 나온 청중들을 보면서 다소 허전해 한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고 미 언론들은 지적했다.

오바마는 "내가 당신을 위해 투표할 것이요"라고 외치는 청중에게 "고맙다"며 환호하면서 "우리는 이전에 돈이 많지 않았다. 우리는 여러분을 갖지 못했었다"면서 모여든 청중을 마지막 순간까지 감동을 안겼다.

그리고는 이날 오후 그는 그가 미국의 대통령으로 선출되는 순간이 될 다음날을 보지 못하고 운명한 그의 할머니 매들린 던햄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할머니는 우리 가족의 기초가 돼왔었으며, 여성으로서 놀라운 업적을 남겼으며, 강인함과 겸손을 함께 겸비했으며, 우리에게 기회가 있도록 독려하고 기회를 준 분"이라고 묘사했다.

그리고 그는 이후 내내 내일의 당선이라는 예고된 기쁨보다는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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