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지역 연극계 최초 극단'풀이''터' 후불제 실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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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좋은 연극 부담없이 즐기시고 관람료는 성의껏 내주세요.” 광주.전남지역 연극계에서는 최초로 극단.풀이'와.터'가 관람료후불제를 실시하고 있어 화제다.
지난달 28일부터 오는 15일까지 광주시동구동명동 예람소극장에서 사뮈엘 베케트 원작의.고도를 기다리며'를 공동 공연하고 있는 이들은 관객들이 연극을 보고 난뒤 원하는 만큼.성의표시'를 하도록 하고 있다.원래 관람요금은 성인 1만원 ,중.고생 5천원. 그동안 서울지역 극단에서“돈내지 맙시다”등의 연극을 공연하며 후불제를 실시한 적은 있으나 광주.전남지역에서는 처음있는 일이다.
후불제를 고안한 극단.풀이'의 대표겸 연출자 김용선(金容善.
38)씨는“지방극단의 공연에는 관객들이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경향이 있어 연극을 본 후 마음에 든다면 관람료를 지불하도록 했다”며“지방극단도 수준급에 올라 있음을 알리는 기회로 만들고싶다”고 밝혔다.
이번 연극의 특징은 다소 난해한 편으로 알려진 원작에서 벗어나 한국적인 상황속에 현대인의 고독과 삶의 모습을 이해하기 쉽도록 전달하고 있는 것.
배경을 서울역으로 바꾸고 역전의 부랑배와 창녀.구두닦이등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켜 현실감을 주었다.
반면 시간과 공간이 불분명한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이 오가는.역'이라는 공간을 설정했으며 떠돌이 인생들을주인공으로 삼았다.
또 공연시작부터 웃음을 자아내는 대사와 연기로 가득 채워 관객들이 부담없이 연극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광주=양지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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