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솔드아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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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2면

아널드 슈워제네거는 근육질 액션 뿐만 아니라 코미디 연기도 뛰어난 스타임을 확인받고 싶어 안달하는 재미있는 배우다.그의 비극은 그런 열정을 관객들이 알아주지 못한다는 점..나는 돌아온다(I'll Be Back)'란 카피를 달고 7 일 개봉되는.솔드 아웃'은 직장일과 가정,아이 돌보기까지 막힘없이 해내야하는.터미네이터'가장의 애환을 그린 슈워제네거의 또다른 코미디다. 그는 아내에게조차“당신은 제 귀중한 고객”을 연발하는 일벌레 비즈니스맨으로 나온다.하지만 모처럼 크리스마스 이브를 맞아 부정(父情)에 굶주린 아들의 소원을 풀어주는데 하루를 몽땅바친다.인기 장난감 터보맨을 사기 위해 시내를 이잡 듯 뒤지지만 장난감은.솔드아웃'(매진)된지 오래.
역시 터보맨 구입에 혈안이 된 또다른 아버지(신배드)와 치졸한 이전투구를 벌이는 사이 하루 해가 저물어간다..빵점'아빠로몰린 슈워제네거의 마지막 선택은? 직접 터보맨이 되는 것.
설정의 뻔뻔함이 만화 이상인 후반부가.슈퍼맨 신드롬'에 허덕이는 아버지들의 애환을 그런대로 대변해준 전반부의 미덕을 앗아가 버린다.아버지에게 1인3역을 강요하는 사회 현실을 꼬집는게원래 목표였으나 오히려 그 현실을 더 강조하고 만다.

<강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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