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서울마라톤] “일흔 넘어서도 손잡고 풀코스 뛰는 게 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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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8㎞ 525m’.

김기홍(右)-정신연 부부는 지난 6년간 풀코스만 45회나 완주했다. 이들은 “달릴수록 부부 금실이 좋아진다”고 했다. [김성룡 기자]

지난 6년 동안 김기홍(50)-정신연(42) 부부가 함께 달린 거리다. 부부는 지금까지 풀코스 45회, 하프코스 100회를 완주했다. 이번 서울중앙마라톤에선 김씨가 4시간20분대 페이스메이커로, 부인 정씨는 일반 참가자로 풀코스에 참가했다.

부부가 끊임없이 달리는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까지 달린 거리만큼 금실이 더 좋아졌기 때문이다. 남편 김씨는 “함께 뛰다 보면 서로 힘든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럴 때면 서로에게 불만이 있던 것도 눈녹듯 사라진다”고 했다.

부부가 마라톤에 입문한 것은 2002년 지역 동호회를 통해서였다. ‘함께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 해보자’는 이유에서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일주일에 사흘은 꼬박꼬박 운동을 한다. 뛰면서 자녀 이야기도 하고 연애 시절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마라톤 대회에 참가하는 것도 큰 즐거움이다. 광주 지역 부부마라톤클럽 회장을 맡고 있는 김씨는 “클럽회원 부부끼리 전국에 있는 대회를 찾아다니면서 늘 여행하는 기분으로 즐기고 있다”고 말했다.

중년 부부의 달리기가 멈추는 결승점은 어디일까. 한참 멀고도 멀어 보이지 않는다. 부부가 갖고 있는 목표에 비해 지금껏 달려온 4008㎞는 시작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부부는 약속이나 한 듯 한목소리로 말했다.

“서브 스리(Sub 3:마라톤 풀코스를 3시간 내에 달리는 것)를 달성한다든지 풀코스 100회를 돌파한다든지 그런 거창한 건 없어요. 우리 부부의 목표는 단순합니다. 둘이서 60세, 70세가 넘더라도 서로 손잡고 풀코스를 완주하는 겁니다.” 

장주영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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