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통신시장 개방은 경쟁력 향상에 바람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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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무역기구(WTO)통신협상과 미국의 쌍무적압력등 다각적인 개방압력을 받고 있으며 정부는 이에 대해 외국인 지분한도를 확대하는 한편 미국 요구에 강경하게 대응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현재로는 기본통신협상이 실패로 끝날 가능성이 높고 미국의 일방적인 301조 보복은 WTO협정에 위배되므로 우리의 대응책이옳은 방향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의 협상대책이 아직도 개방은 우리에게 손해라는 소극적 시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세계 12위의 경제대국이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중인 우리는 다른 나라의 압력 때문이 아니라 진 정한 국익을위해 협상에 임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가능하면 개방을 늦추면서 경쟁력을 키워 다른 나라에 진출한다는 것은 이제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며 “내것만 찾지 말고 공동번영을 추구하자”는 세계화정책과도 맞지 않는다.
솔직히 아직도 우리끼리 잘해보자는 논리가 더 받아들여지는 것이 사실이다.국내 경쟁만으로 경쟁촉진과 경쟁력 향상을 기대하는것은 우리의 바람일 뿐이다.우리는 7년전부터 통신산업에 경쟁체제를 도입했지만 결과는 경쟁력 향상이나 가격인하 가 아니라“통신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그릇된 인식뿐이었으며,지난 6월의 신규사업자 선정에서 보듯 엄청난 출연금을 지불하면서도 허가받으려고 많은 기업들이 한바탕 소동까지 치렀다.
국내에 국한된 경쟁은 대기업의 업종만 늘려주는 결과를 초래해경제력집중 완화라는 정부 기본정책도 무색하게 만들었다.통신사업진입등에 규제가 없는 선진국에서는 우리와 같은 과열현상과 경제력집중 문제가 없다.진정으로 경쟁력을 높이려면 고도의 경쟁력을갖춘 국내외 기업들이 자유롭게 진입하고 영업할 수 있어야 한다.이젠 근시안적 국익논리에서 벗어나 대외개방을 진정한 경쟁촉진과 경쟁력향상 방안의 하나로 보는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이를 위해 규제는 과감히 폐지하고 공 정경쟁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는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다.
성극제 교수 경희대 사회과학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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