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도.샤라쿠 미스터리-출생에서 사망까지 베일에 싸인 세계적 화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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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7면

김홍도의 일생도 많은 부분이 감춰져 있다.일단 그의 출몰연대가 불확실하다.그의 출생연도는 최근에는 1745년으로 굳어져 가는 추세이긴 하지만 오랫동안 1760년생이라는 이설(일명 김용준 설)이 제기돼 왔다.그의 증조부(김진창)가 만호 벼슬을 했다는 것은 기록돼 있지만 그의 부모가 누군지,어디서 태어났는지도 불명이다.당대 최고의 화가로 이름을 떨친 그의 사망사실이 어느 곳에서도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도 미스터리다. 샤라쿠는 그가 활동한 10개월외에는 어떤 것도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에서 일본역사상 최고의 미스터리 가운데 하나라 할 만하다.하우봉 교수의 말 그대로 그것이 수수께끼인 이유 자체가 수수께끼인 것이다.

불과 2백년여전 공개적으로 활동한 대화가의 일생치고는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이상스러우리만큼 많다는 점에서도 김홍도와 샤라쿠는 기묘한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일본 도쿠가와 막부가 그의 작품을 일부러 훼손한 흔적까지 있을 정도.그의 작품이 미국·유럽의 유명미술관에 분산·소장돼 있는 것도 그런 연유에서다.샤라쿠를 세계적 초상화가로 평가한 장본인이 19세기말 독일의 미술평론가 쿠르트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이후 일본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샤라쿠 연구에 착수했지만 그의 정체를 바로 읽어내지 못했다.‘네덜란드 사람이 아닐까’라는 일본내 문제제기 속에 김홍도와 동일인물이라는 주장은 일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허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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