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상황은 이미 지나온 것 같다. 실물경제는 붕괴되지 않았고 보이는 것처럼 나쁘지는 않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유로화의 아버지’라 불리는 로버트 먼델 미 컬럼비아대 교수가 내놓은 금융위기 진단이다. 30일 건국 60주년 기념 세계지도자포럼 2부 순서에서는 먼델 교수 등 참석자들이 미국발 금융위기 원인과 해법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지난달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도록 놔둔 것은 실수였지만, (그 이후의) 구제금융은 올바른 결정이었다. 앞으로 6000억 달러 정도 더 필요할 수도 있다. 현재의 국제 통화체제는 실패로 판명되고 있다. 세계는 각국 외환보유액과 환율을 통제하는 국제통화 체제를 재창조할 필요가 있고, 그런 논의는 이미 시작됐다. 아시아에서도 아시아통화기금을 창설한 후 ‘아시아 공통 통화(Asian Currency Unit)’를 만들 필요가 있다.
◆데이비드 노트 두바이 금융감독청장=모기지에서 비극이 시작됐다. 주택대출은 어떤 금융상품보다 안정적이어야 하는데도, 위기의 근원이 된 것은 유감이다. 파생상품 시장 운영에 대해선 해결 과제가 많다. 파생상품이 카지노 도박과 같이 거래되고 있다. 은행의 카지노화를 막아야 한다.
◆티에리 드 몽브리알 프랑스국제관계연구소장=경제위기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손상됐다. 최근 몇 달 동안 시장주의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고 보호주의로 회귀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 세력이 퍼져 가고 있다.
◆데이비드 에드워즈 SC제일은행장=한국은 지난 외환위기에서 얻은 교훈 때문에 경제 건전성이 높다. 이번 위기로 한국과 아시아는 금융시장을 발전시키고 개선할 기회를 가지게 됐다. 장기적으로 보면 지금은 힘의 균형이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하는 시기다.
예영준·하현옥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