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장관을 구하라 … 당·청 ‘입 단속’ 입맞췄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청와대가 29일 경질론에 시달려 온 강만수(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의 유임 의사를 밝혔다. 한나라당은 ‘선 수습 후 교체론’을 내세워 강 장관 엄호에 나섰다. 여권이 합심해 ‘강만수 일병 구하기’에 나선 모양새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강 장관의 거취와 관련, “바뀐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언론에서는 의견을 제시할 수 있고, 당은 당대로 민심 수렴 창구로 이런저런 논의가 있을 수 있지만 현재로선 프로세스(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게 없다”고 밝혔다. 비판 여론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강 장관 교체를 위한 인사 절차를 밟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그동안에도 청와대는 강 장관 경질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하지만 대변인이 나서 유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기는 처음이다.

이에 앞서 오전 한나라당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도 강 장관에게 힘을 실어주는 발언이 이어졌다. 우선 박희태 대표는 “자꾸 지도체제를 흔들면 국민이 불안해하고, 이 불안 심리가 경제 회복을 늦게 한다”며 “말 절약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강 장관 교체론을 주장하는 여권 일각에 대한 입단속이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뒤에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은 이어졌다고 한다. 정몽준 최고위원은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사람만 바꿀 경우 시간낭비만 된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나서 (강 장관 교체 불가) 의지를 분명히 말해 시중의 갑론을박을 잠재워줬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회 정무위원장인 김영선 의원은 “현 경제 수장에 대한 공격은 대통령 리더십에 대한 공격”이라며 “지금 경제 수장은 외환 조달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 장관을 감쌌다는 것이다. 이윤성 국회 부의장 역시 “특정 인물까지 거론하며 경제 수장을 교체하라는 얘기가 있는데 그 인물은 관치금융의 연금술사다. 지금은 규제 철폐가 관건”이라고 말했고 한다. 역시 강 장관에게 우호적인 발언이다.

이처럼 청와대와 당 지도부가 뛰는 사이 진수희 의원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정작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미국에서도 재무장관 경질 문제는 안 나온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당내 ‘이재오계’의 핵심이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누구(강 장관)를 바꾸면 그 혼란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며 “일단 힘을 실어줘 고비를 넘기도록 한 다음 그런 (거취)문제는 논의해도 늦지 않는다”고도 말했다.

여권 내 이런 분위기에 대해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는 “연말 또는 연초 여권 인재 재개편 전까지 강 장관을 따로 교체하지 않는다는 게 이 대통령의 기본 구상”이라며 “이런 구상에 대해 당과 청와대가 교감을 거쳐 한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남궁욱 기자

[J-HOT]

▶ 새벽의 희소식에 증시 열리자마자 껑충

▶ '역시! 투자달인 전여옥' 주식→예금 갈아타

▶ 밤새 다녀도 손님없어 허탕 "창살 없는 감옥에 갇힌 내 인생 싫어…"

▶ 소말리아 해적 비켜라! 이순신함 나가신다

▶ 김운용 "꽃다발 건넨 예쁜 소녀가 김혜수"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