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폭동후 무일푼 아르헨移住 病床일가족 橋民들 귀국비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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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부에노스아이레스=연합]로스앤젤레스(LA) 폭동사태로 무일푼이 된후 아르헨티나로 이주했으나 다시 강도를 만나 충격으로 중풍.정신병을 얻어 병상을 헤매던 일가족 4명에게 아르헨티나 교민들이 귀국비용을 마련해 줘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교민들의 온정을 받은 사람은 공무원 출신 김동일(60)씨.그는 미국에서 무역업을 하다 92년 LA 폭동사태 당시 창고의 물건을 모두 약탈당하고 아르헨티나로 이주했다.
설상가상으로 金씨는 이곳에서 의류소매상을 하다 1년전 강도를만나 다시 전재산을 잃었다.수중에 더 이상 돈이 없게 된 그의단 한가지 희망은 귀국.
그러나 金씨 가족은 후유증으로 전부 병원신세를 지게됐다.金씨는 중풍으로 쓰러지면서 하반신이 마비됐다.아들 2명은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에 입원하고 심한 자폐증상을 보여 사회활동이 불가능해졌다.
게다가 부인도 세 부자의 병간호를 하다가 쓰러져 거동이 불편하다. 교민들은 교포신문을 통해 이 소식을 알고 모금에 나섰다. 20일 현재 모금액은 약1만달러.대사관과 민주평통 남미서부협의회에서도 항공권 2장씩을 마련해 줘 金씨는 그간의 입원비를계산하고 귀국준비에 들어갔다.
조기성(曺基成) 주아르헨티나 대사는 20일“金씨 가족이 오는12월9일 귀국하게 됐다”고 밝히고“본국에서 金씨 가족이 무료로 치료받을 수 있게 이들이 꽃동네로 들어갈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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