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한 추신수 "WBC서 태극마크 달고 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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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공항 입국장을 들어서는 추신수(26·사진)의 표정이 환했다. 아내 하원미(25)씨와 함께 아들 무빈(3)군의 손을 꼭 잡은 그의 얼굴엔 자신감이 넘쳐났다.

메이저리그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의 왼손타자 추신수가 28일 오후 귀국했다. 미국 진출 9년 만에 처음으로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둔 때문인지 장거리 비행의 피로감도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추신수는 “왼 팔꿈치 수술을 받아 6월 1일에야 올 시즌 첫 메이저리그 경기를 치렀다. 복귀 초반에 한 경기 뛰고 휴식, 두 경기 출장 후 휴식 등 들쭉날쭉한 일정을 소화했음에도 이 정도 성적을 거둔 것이 만족스럽다” 고 자평했다. 추신수는 또 “지난해 귀국할 때엔 공항에 기자가 한 명도 안 나왔다. 당연한 일이었다. 올해에는 취재진이 좀 나오지 않을까 기대했던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인천공항에는 10여 명의 취재진을 포함해 가족과 야구관계자 등 30여 명이 나와 그를 반겼다.

추신수는 올 시즌 94경기에 나서 타율 0.309(317타수 98안타)에 14홈런·66타점을 기록했다. 최희섭(현 KIA)이 2004년 세운 한국인 타자 최다 타점(46개)·안타(86개) 기록을 깨뜨리며 ‘한국인 메이저리그 타자 성공시대’를 예고했다.

더 큰 수확은 ‘자신감’이다. 주전 경쟁은 물론 플래툰 시스템에 대한 부담감도 떨쳐냈다. 그는 “누구나 주전에서 밀릴 수 있는 게 야구지만 지금은 잘해낼 자신이 있다. 예전에는 대기 타석에 있다가 왼손 투수가 등장하면 ‘또 빠지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저 왼손 투수와 어떻게 상대해야 할까’를 고민한다”며 달라진 팀 내 위상을 설명했다.

추신수는 "올림픽 기간 새벽에 일어나 야구경기를 봤는데 한국이 너무 잘했다. 팀 동료들이 미국이 진 것을 이해하지 못하더라. 해결사 모습을 보인 이승엽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는 태극마크를 달고 뛰고 싶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직후 고향 부산으로 내려간 추신수는 20여 일간 한국에 머물며 휴식을 취할 예정이다. 그는 “2004년 결혼했는데 아직 결혼 사진도 없다. 오랜만에 고향에서 오붓한 시간을 갖고 싶다. 아내와 여행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영종도=하남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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