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끼만행등 '强攻'땐 후퇴-북한 과거 태도변화 前例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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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의 잠수함 침투사건과 관련,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이 사과해야만 하고 사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북한이 처해있는 상황이나 이번 사건의 본질,과거 북한의 행태를 감안할때 그렇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적반하장격의 보복위협을 가하고 있는 현재의 북한태도에 비추어보면 의아스럽기까지 하지만 그래도 정부의 입장은 단호하다.여기에는 유야무야식으로 적당히 넘어가면 한반도 평화에 악영향을 미칠수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이와 유사한 도 발을 되풀이할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이와관련,김석우(金錫友)통일원 차관은 “그럴 경우 우리도 과거보다는 강도 높게 반응을 보일게 확실하고 그러다보면 예상치않게 국지전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따라서 이번에 북한으로부터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반드시 얻어내 는게 그같은상황을 예방할수 있는 길”이라는 설명이다.정부의 노력을 북한에대한 .압박'이 아닌 .평화'를 위한 조치로 인식해 달라는 주문이다. 또 정부의 강경대응 배경에는 과거 북한의 행태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북한의 도발등에 정부가 일관성을 갖고 단호하게 대처함으로써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킨 사례가 있다.

<표 참조> 대표적인 사례로 유엔가입을 둘러싼 공방전을 들수있다. 91년초 우리가 유엔 단독가입 추진방침을 밝히자 북한은.단일의석'으로 가입해야 분단고착화를 피할수 있다는 논리로 나왔다.북한은 더나아가 2월19일자 노동신문 논평을 통해 “남한이 단독가입을 고집한다면 전쟁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까 지 위협했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일관성을 갖고 단독가입의 절차를 밟아나가자 북한은 결국 같은해 5월27일 유엔에 가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76년 판문점 도끼만행 사건때는 김일성(金日成)명의의 유감 메시지를 전달해왔다.
다만 아웅산 테러,KAL기 폭파사건등 대부분의 도발사건에 대해 .남조선의 자작극'이라면서 발뺌했다.북한은 시인조차 하지않은 이들 사건에 대해 사과나 유감표명을 하지 않았다.그러나 아웅산 테러의 경우 발생 5개월뒤 .꼬리를 내리고' 남북한 체육회담을 제의하면서 해빙 돌파구를 열었다.
〈안희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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