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칵테일] "고교 선수 조금씩만 뽑아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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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을 대학에 보내려면 아이스하키를 시켜라?

대한아이스하키협회 김덕배(열린우리당 국회의원)회장이 최근 5개 대학팀 감독들을 만났다. 아이스하키팀이 있는 고려.연세.경희.한양.광운대다.

그는 이들 중 세칭 몇몇 명문대 쪽에 "선수를 조금씩만 뽑아달라"고 사정했다. 협회장이 대학 측에 "선수들 많이 뽑아달라"고 부탁하는 다른 종목의 상황과는 정반대의 장면이다. 고교 아이스하키 선수가 대학팀 정원을 다 채우지 못할 만큼 부족해 일어난 해프닝이다. 일부 대학이 선수들을 여럿 뽑아가면 다른 대학들은 데려갈 선수가 모자르게 된다. 12일 현재 협회에 등록된 고교선수는 95명. 2, 3학년이 34명씩이고, 1학년은 27명이다.

협회는 연세.고려대에는 7명씩, 다른 대학에는 6명씩의 비율로 선발해 줄 것을 요청했다.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아예 할당을 한 것이다. 이에 한 감독은 "중학 선수가 전국에 63명뿐인 상황에 협회가 아이스하키 활성화를 위한 근본대책은 세우지 않고 대학에 선수 숫자를 줄여달라고 하고 다니니…"라며 반발했다.

다른 감독은 "지난해 우리 팀은 선수가 모자라 운동을 그만뒀던 학생들까지 받아들였다"며 고충을 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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