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3분기 ‘선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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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삼성전자가 3분기에 최대의 매출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회사는 24일 실적 공시를 통해 본사 기준 매출이 전분기 대비 6.2% 증가한 19조2562억원, 영업이익은 46% 감소한 1조234억원, 순이익도 43.1% 감소한 1조2186억원이라고 밝혔다. 해외법인 등을 포함한 글로벌 연결기준으로 따지면 매출은 30조2700억원이었으며 영업이익은 1조4800억원이었다.

주우식(IR팀장) 부사장은 “매출은 본사와 글로벌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며 “영업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은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 원자재 가격 급등, 주요 제품들의 가격 하락에 따른 마진 감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영업이익이 크게 줄긴 했지만 8000억원대에 그칠 것이라는 당초 전망치를 웃돌아 삼성이 경영환경 악화에도 선방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부문별로는 통신부문이 호조를 보인 반면, 반도체·LCD·디지털미디어 부문에선 다소 부진했다. 하지만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대부분 크게 고전하고 있는 데 비해 메모리 부문에선 업계 유일의 흑자를 냈고, LCD 부문에서도 업계 최대 규모의 이익과 최고 이익률을 보이며 선전했다.

휴대전화의 경우 5180만 대가 팔려 처음으로 분기 판매량 5000만 대를 넘어섰다. 회사 측은 3분기 중 세계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이 2~3%포인트 높아져 현재 14~17%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통신부문의 글로벌 연결기준 매출은 8조8700억원,영업이익은 8400억원을 기록했다. 5월 통신부문에 통합된 컴퓨터과 MP3 플레이어 사업의 실적을 제외한 순수 통신사업(휴대전화와 네트워크)만 따지면 영업이익률은 10.7%에 달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올해 휴대전화 2억 대 판매와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반도체 부문에선 글로벌 연결기준으로 5조2900억원 매출에 1900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LCD부문의 영업이익은 4500억원이었으나 디지털미디어 부문은 1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주 부사장은 “향후 메모리·LCD 시황의 회복 여부가 불투명하고 휴대전화와 LCD TV 등 주력 제품의 가격 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4분기에는 경영 여건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이런 상황이 내년까지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익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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