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시내전화 "한다""못한다" 신경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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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한국전력의 통신사업 본격진출을 놓고 한전과 한국통신,한전을 측면지원하는 재정경제원과 한국통신의「후견인」격인 정보통신부의 신경전이 뜨겁다.
국제전화서비스를 비롯,회선임대.부가가치통신등의 분야에 지분참여 형식으로 이미 발을 들여놓은 한전의 궁극적인 목표는 시내전화등 기간통신 서비스업체의 제1대 주주로서의 자격이라고 정통부와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재경원과 통상산업부등 관계기관의 측면지원을 받으며 오랫동안 통신사업 진출을 추진해온 한전은 최근 정통부가 시내전화의 독점체제를 허물자 제1대 주주로서의 지위로 시내전화사업 본격진출을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통부의 생각은 다르다.전력사업을 하는 국영기업체인 한전에 통신사업체의 경영권을 맡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새 국제전화사업자인 온세통신에 지분참여 했듯 시내전화사업에도 일정지분을 참여하는 형식으로 보유하고 있는 통신설비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통부는 한전을 포함,시내전화사업 참여를 희망하는 모든 업체를 묶는 신규 시내전화회사를 내년초 설립케 한다는 카드를 이미 제시하고 있다.
정통부가 올해말 정기국회에 올릴 전기통신기본법.사업법 개정안에 한전 시내전화사업 진출이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재경원측은최근 『내년 상반기까지 한전이 최대주주로 33%까지 지분참여가가능하도록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차관회의를 통해 정통부와 합의했다』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슬쩍 내비쳤다.
그러나 정통부 이계철(李啓徹)차관은 이같은 사실을 부인했다.
李차관은 『정통부의 분명한 입장은 한전의 시외전송망과 케이블 TV망을 통신사업에 활용하지만 한전이 경영권을 가진 통신업체만은 허용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못박았다.에너지. 통신사업을 동시에 거느린 초거대 공기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정통부는 시내전화업체만 선정되고 나면 제도적으로 한전이 1대주주로 참여하는 길이 열린다 해도 더이상 손댈만한 사업이 없을것이란 얘기다.
이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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