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허창걸.금순부녀 제3국 거쳐 귀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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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지난 3월 북한을 탈출,제3국에 머물던 許창걸(47.약제사).금순(17.평남 용남고등중학6년)부녀가 28일 서울에 도착했다. 황해북도 사리원시 동약 단과대학을 졸업한 許씨는 탈출전 한때 「속도전 돌격대」의 군의장(軍醫長)을 지냈다며 자신이 중좌(급)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28일 오후 김포공항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을 갖고 『1년여동안 실직상태에 있던중 북한체제에 염증을 느껴 탈북을 결심했다』고 귀순동기를 밝혔다.
許씨는 황토색 점퍼와 검은 바지,딸 금순양은 검은색 투피스 차림에 조금 긴장된 표정이었다.
-북한을 탈출한 동기는.
『먹고 입고 하는 초보적인 삶의 조건도 보장되지 못해 탈출을결심했다.남쪽의 출판물.방송을 통해 한국이 민주주의 사회임을 알고 귀순키로 결정했다.』 -북한에서 하던 일은.
『약대를 졸업하고 예비군 개념인 속도전 돌격대에서 군의관과 비슷한 약제사 일을 했다.나이가 많다고 1년전부터 실직상태였다.』 -가족관계는.
『처 李화순(44)과 아들(15).막내딸(12)을 두고 왔다.딸과 둘만 탈출하는 것도 너무 위험해 다른 가족들을 데리고 오지 못했다.처에게는 간다는 말도 하지 못했다.』 -북한 식량사정이 그렇게 절박한가.
『군대.국가보위부.사회안전부.당 기관을 제외하고는 몇달째 식량배급을 받지 못하고 있다.』 -탈출 방법은.
『국경까지 걸어서 강을 건넜다.』 -지금 심정은.
『고향에 돌아온 기분이다.』 -(딸 금순양에게)가장 하고 싶은 일은.
『고등학교를 졸업해도 성분차별로 하고싶은 공부도 하지 못해 아버지를 따라왔다.의학공부를 하고 싶다.』 안희창.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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