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도박장서도 ‘오바마 대세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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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오바마 대세론’의 징후가 서서히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버락 오바마의 TV 광고 때문에 월드시리즈의 경기 시각이 늦춰지고, 아일랜드의 한 도박업체는 오바마에게 돈을 건 사람에게 미리 배당금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미국 연예일간지 ‘할리우드 리포터’는 17일 오바마 후보의 TV 광고로 인해 2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 프로야구 월드시리즈 6차전의 경기 시작 시각이 10여 분 늦춰졌다고 보도했다. 메이저리그의 리치 레빈 수석부사장은 “폭스(FOX) 방송의 요청을 따른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오바마는 29일 오후 8시∼8시30분(미 동부시간 기준) 황금시간대에 맞춰 미국 주요 TV에 30분간 선거 광고를 내보내려 하고 있다. 이날은 바로 1929년 경제 대공황의 시작을 알린 악명 높은 ‘검은 화요일’이다. 오바마는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경제 실정을 부각해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에게 결정타를 날리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오바마 측은 NBC·CBS와는 계약을 했으나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폭스는 그 시간에 월드시리즈를 중계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오바마 측의 광고 요청을 받은 폭스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경기 시작 시각을 8시30분 이후로 늦춰 달라”고 했으며 메이저리그 측이 이를 수용한 것이다. 폭스는 NBC·CBS보다 더 많은 광고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아일랜드의 3대 인터넷 도박업체 중 하나인 ‘패디 파워’는 미 대선 도박 행사를 조기 종료하고, 오바마에게 돈을 건 사람에게 판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 전했다. 업체 측은 15일 마지막 미 대선 TV 토론이 끝나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뒤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업체 측은 홈페이지에서 “오바마가 15일 마지막 토론에서 기운이 없어 보였지만 우리는 그가 11월 4일 결승선을 넘기에 이미 충분히 할 일을 했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판돈 총액은 100만 유로(약 17억 6000만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오바마에게 9유로를 걸었을 경우 1유로를 더 받을 정도로 판돈이 오바마에게 쏠려 있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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