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개인권총 18만자루 몰수-초등校 살해사건 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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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비교적 총기사고가 적은 나라로 알려진 영국이 대대적인 무기규제에 나섰다.
영국 정부는 지난 16일 개인이 합법적으로 소유해온 22구경이상의 권총 18만자루를 한꺼번에 유상몰수키로 결정했다.
현재 영국에서 공식등록된 권총은 모두 20만자루.따라서 전체권총중 90%를 국가가 한꺼번에 빼앗는 셈이다.
또 몰수대상에서 제외된 22구경 이하의 권총도 지금처럼 가정에 비치할 수 없으며 모두 무기보관소에 맡겨야 한다.22구경의경우 올림픽 사격경기에서 사용되는 까닭에 특별히 개인소유가 허용됐다. 이같은 혁신적 조치가 나오게 된 것은 지난 3월 스코틀랜드 덤블레인에서 한 성격파탄자가 초등학교에 난입,16명의 어린이와 교사를 무참하게 살해한 「덤블레인사건」 때문이다.
당시 범인은 합법적으로 등록된 권총을 사용해 전면적 총기규제를 요구하는 여론을 들끓게 했다.
이제껏 집권 보수당은 사냥협회및 무기제조업체등의 로비에 밀려총기 규제에 미온적 태도를 보여왔지만 결국 강력한 여론에 굴복하게 된 것이다.피해를 보게 된 것은 수만명에 달하는 사격 애호가들.영국에서 권총사격은 인기 스포츠중 하나로 각광받고 있지만 이번 조치로 대부분의 사격클럽이 문을 닫게 생겼다.
런던=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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