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황 이후 최악의 임금 삭감 사태가 빚어질 것이다.”
미국 경제가 침체로 향하는 징후가 뚜렷해지면서 전문가들은 앞다퉈 암울한 시나리오를 내놓고 있다. 금융사와 기업에 이어 다음 희생자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지목된다. 특히 미국 중산층 가계의 소득은 앞으로 3~4년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5일 보도했다. 2010년께의 소득은 10년 전인 2000년보다 5% 이상 감소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말 이후 76만 명이 실업자가 됐다. 9월 말 6.1%까지 치솟은 실업률은 내년 초에는 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전 회장은 실업률이 9%까지 치솟을 것으로 봤다. AP통신은 “1970년대 오일쇼크 때는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실직했고, 80년대 초 불황기엔 실업률이 10.8%까지 올라갔다”면서 “대부분 경제학자는 앞으로 실업률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업만큼이나 고통스러운 문제는 임금 삭감이다. 해고는 하지 않더라도 근로시간을 줄이고 보너스를 못 주는 기업이 크게 늘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과거 경기 후퇴기에 미국의 전형적인 중산층 가계의 소득은 3~7% 줄었다. 소득 감소가 지속되는 기간은 보통 3년 이상이었다. 이미 미국에서 가계 소득은 줄고 있다. 경제예측기관인 글로벌 인사이트의 나리만 베라베시 수석연구원은 “아마 내년이 가장 힘든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J-H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