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피도컵축구>골잡이들 어시스트에 인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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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축구의 백미는 누가 뭐래도 골-.그라운드에서 뛰고,차고,뒹굴며 원시적 몸싸움을 마다않는 것은 다름아닌 골을 넣고 골을 막기 위해서다.
따라서 골을 넣으려는 욕심은 모든 축구선수들이 지닌 「원초적본능」.골게터들의 이같은 본능은 더욱 강렬하다.때문에 그들 대부분은 자신의 득점에만 급급할뿐 골을 어시스트하는 데는 인색하다. 83년 한국프로축구 출범이래 지금까지 정규리그 시즌당 득점왕 13명중 12명이 두자리수의 골을 기록했으면서도 동료의 골을 10번이상 어시스트한 경우는 한번도 없었다.
84년 16골로 두자리수 득점왕시대를 연 백종철(이하 당시.
현대)은 어시스트 4개에 그쳤고,85년 용병으로 처음 득점왕(12골)에 오른 피아퐁(럭키금성)도 어시스트는 골의 절반인 6개에 머물렀다.
이들은 그나마 인심이 후한 편이었다.
86년 득점왕 정해원(대우)은 10골을 넣는 동안 단 한차례의 어시스트도 기록하지 못했고,현재 프로통산 최초의 1백골을 향해 줄달음치는 윤상철(LG치타스)도 94년 동료들의 총력 지원아래 24골이나 터뜨렸으면서도 어시스트는 단 한 차례에 그쳤다. 한편 도움왕중 10개이상의 어시스트를 기록한 선수는 89년 이흥실(11개),94년 고정운(10개)등 2명에 불과했다.
올시즌 라데(포항아톰즈,9골-13어시스트)가 눈앞에 두고있는10-10클럽(10골-10어시스트 이상)을 높게 평가하는 까닭은 바로 이점이다.
라데는 상대수비수들의 집중견제로 한달 넘도록 마지막 한골을 채우지 못하고 있으나 어시스트에선 신기록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정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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