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勞使대타협이 서로가 살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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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이 확정된 상태에서 노사관계법을국제규범에 맞게 보완할 필요성과 경쟁력확보를 위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 사이에서 노사양측은 대타협의 지혜를 보여야 한다.현재가 노사양측이 타협을 통해 서로 얻을 수 있는 몫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다.
만약 이번 기회에 서로가 양보하지 못해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되면 결국 다음 정권으로 넘어간다.노조측도 얻을 것이 없고,경쟁력제고를 위한 기업적응에도 브레이크가 걸린다.노사관계법개정을약속하고 OECD가입을 하겠다고 공언한 한국정부 의 대외적 체면도 서지 않게 될 것이다.
그동안 「참여와 협력」을 기본이념으로 내걸고 노사관계법에 대한 포괄적인 개정검토를 해온 노사관계개혁위원회(노개위)에서는 이제까지 이뤄졌던 어떤 형태의 노사접촉보다 깊고 솔직한 내용이오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이같은 경험은 매우 소 중한 것이다.
참여와 협력을 통한 노사평화와 생산성 향상노력은 서로간의 신뢰가 없으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도를 바꾸는 것 못지 않게,아니 그 이상으로 중요한것이 서로간의 존재를 인정하고 신뢰를 높이려는 노력이다.이번에이뤄진 노사양측간의 깊은 이해를 제도를 통해 실현시키기 위해서도 어떻게든 대타협이 18일 노개위 전체회의에 서 나타나야 한다. 이와함께 노사양측의 타협을 격려하기 위해 정부나 기업뿐 아니라 정치권도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노사양측이 합의해오지 않으면 국회에서 심의하지 않겠다든지,혹은 경기가 안 좋으니 다음으로 미루자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를 해결하자 는 자세가아니다.노사양측은 속성상 소속조직의 이익을 주장할 수밖에 없으나 사회의 중심에서 개별적 이익을 주장하는 것보다 타협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된다고 설득하는 목소리가 약한 것은 문제다.
OECD가입으로 개방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제경쟁력이 없는 기업은 망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고,노사공영(共榮)의 길은 협력해서 경쟁력을 높이는 길밖에 없다는 단순하지만 절박한 필요성이노사대타협의 기초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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