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대경>'몸'으로 만들어낸 결승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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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3차전은 몸에 맞는 공 2개가 승패를 갈랐다.
쌍방울 김원형은 3회말 1사후 장광호에게 중전안타를 내주고 1사 1루에서 박진만을 타석에 맞이했다.9번타자에다 플레이오프에서 한개의 안타도 기록하지 못한 박진만은 여기서 적극적인 타격보다는 번득이는 재치로 승부했다.
1사 1루라면 당연히 투수가 병살타를 유도하기 위해 몸쪽으로승부를 걸어올 것으로 예상,타석에 바짝붙는 타격자세를 취한 것. 박의 예상대로 김은 초구에 몸쪽 바짝붙는 공을 던졌고 박은왼팔을 피하는 척하면서 맞아버렸다.
계속된 1사 1,2루.이번에는 김인호가 공에 몸을 맞았다.볼카운트 2-2에서 김원형은 헛 스윙을 유도할 생각으로 몸쪽 높은 직구를 던졌다.그러나 김인호 역시 박진만과 마찬가지로 병살타를 피해 주자의 뒤쪽으로 밀어때리겠다는 계산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김 역시 타석에 바짝 붙어있었던 것.결국 김원형의 손을 떠난 공은 김인호의 헬멧에 맞아버렸다.
1루에 주자가 있을때 병살타를 유도하려는 투수와 병살타를 때리지 않으려는 타자의 신경전에서 투수가 지고만 것이다.그리고 이 실수는 1사 만루의 위기로 이어졌다.
1사 만루에서 윤덕규가 때린 싹쓸이 2루타는 김원형의 실투라기보다 윤덕규가 잘 때렸다고 할 수 있다.
인천=이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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