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터키 兩國관계 급속냉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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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트리폴리.앙카라=외신종합]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최고지도자가 리비아를 방문한 네크메틴 에르바칸 터키 총리를 노골적으로 비난하는 바람에 양국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터키는 7일카다피의 발언에 대한 보복으로 리비아 주재 터키대사를 소 환했다. 카다피는 지난 6일 에르바칸을 만난 자리에서 갑자기 『독립추구 세력을 탄압해서는 안될 것』이라면서 『터키는 쿠르드족의독립을 허용하라』고 촉구했다.
예상치 못한 비난 발언에 크게 놀란 에르바칸은 『쿠르드족은 어디까지나 테러세력일 뿐』이라고 대응했다.카다피의 비난 발언은여기서 그치지 않았다.그는 회담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외세가 터키에 군기지를 구축해 이라크 공격의 발판 으로 악용하고있다』고 지적하고 『터키는 2차대전 이후 서방의 점령 아래 있는 나라』라는등의 말을 서슴지 않았다.이에 대해 압둘라 쿨 터키 외무장관은 『자국을 방문한 외국 국가원수에게 이런 망언을 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한편 에르바칸의 이번 리비아 방문을 계기로 미국.터키 관계에도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미국은 리비아가 세계의 테러지원국중하나라며 에르바칸의 리비아 방문을 만류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를 강행한데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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