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하이테크10選>2.자동통역시스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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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지구촌시대라고는 하지만 외국인에게 전화만 걸려고 하면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태반이다.전화를 걸기 전에 할 말을 미리 암송해보지만 상대방의 말이 잘 이해되지 않아 동문서답하는경우가 허다하다.
그러나 21세기초에는 외국인과의 웬만한 언어소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전망이다.전화국이나 국제회의장등에 설치된 컴퓨터가 자동통역을 해주기 때문이다.21세기에는 이렇듯 컴퓨터 자동통역사가 등장,지구촌시대의 일상을 크게 바꿔놓을 것으 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비롯,미국.일본.독일.프랑스등 주요국들은 21세기자동통역시대를 열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지구촌화에최대 걸림돌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언어장벽을 허무는데 자동통역시스템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이와 관련된 음성인식과 합성,언어번역 기술은 장난감에서부터 건물관리.컴퓨터.자동차.통신등 사회 각분야에 파급효과가 엄청나다는 것도 각국의 개발의욕을 자극하고 있는 하나의 요인이다. 특정인에 구애받지 않고 남녀노소 누구의 말이라도 알아듣고대화하듯 자연스럽게 기계로 말을 만들어 전달하도록 한다는 것이자동통역시스템 개발의 목표.
이 시스템은 늘 2개 이상의 언어를 대상으로 한다.한국인과 일본인이 통화한다면 자동통역시스템은 한국어를 일어로 번역함은 물론,또 그 반대로 일어를 한국어로 통역해야 한다.
그래서 우리나라를 비롯,미국.일본.독일.이탈리아.영국등 세계주요국가들은 C-스타(국제음성언어번역연구)컨소시엄을 구성,공동으로 이 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다.이 컨소시엄은 연설등 낭독체뿐 아니라 대화체의 자동통역을 위한 시스템 개 발을 추진하고있는데 우선 1천~2천어휘를 시스템이 이해,통역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최첨단은 미국 카네기멜론대가 개발한 시스템으로 3천단어를 활용한 대화체를 정확도 70%정도로 통역하는 수준이다.우리나라는 한국전자통신연구소에서 여행분야에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발한 실험용제품은 5천단어를 구 사하는 한.
영,한.일 대화체를 각각 정확도 약 51%,약 73%로 통역할수 있어 세계 수준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이영직(李永稷) 한국전자통신연구소 음성언어연구실장은 『우리나라를 비롯,미국.일본.독일등 주요국 연구소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99년을 목표로 회의.약속및 여행분야에서 다(多)언어자동통역시스템 개발에 나서고 있어 언어장벽이 상 당폭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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