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변 학교 55곳 騷音공해 노출-서울보건환경硏 조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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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2일 오전 서울시동대문구제기동 홍파초등학교의 서(西)관 2층1학년 6반.수업도중 창문을 열자 바로옆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경적등 소음이 쏟아져 들어온다.교실에서 10쯤의 거리에 하루평균 7천4백대의 각종 차량들이 통행하는 고산자 로가 놓여있기 때문이다.소음은 담임선생님인 李향옥 교사의 말이 전혀 들리지 않을 만큼 심하다.李교사는『학교교사가 고산자로.제기로가 교차하는 지점에 위치하고 있어 간혹 시내버스.덤프트럭등이 「끼-익」하고 급정거할 때면 아이들이 소스라 치게 놀란다』고 말했다.
서울시 측정결과 이 학교의 소음도는 81㏈로 도로변 주택가.
학교의 주간 소음기준(65㏈)을 크게 초과하고 있다.이는 혈관수축 현상까지 일으킬 만큼 심각한 수준이다.
박세길(朴世吉)교감은『이중창문을 시설했지만 여전히 소음공해가심각한데다 창문을 닫으면 환기가 안돼 호흡기질환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2일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서울의 각종 건물 가운데 조용한 분위기가 필수적인 학교.병원.주택가.도서관등상당수의 시설이 이처럼 극심한 소음공해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시내 3백18개 도로주변 정온시설(조용해야 하는 시설)및 주택가등을 상대로 지난 3월부터 8월말까지 도로소음을 조사한 결과 학교 55개소,주택가 63개소,병원 5개소,도서관 1개소등 모두 1백24개 시설 주변 소음도가 환경기준을 초과하고 있다.

<표 참조> 이 가운데 홍파초등학교는 소음도가 소화불량.피로감.혈관수축 반응을 일으키는 수준인 81㏈로 나타나 방음벽 시설등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소음공해에 시달리고 있는 학교는 무려 55개교.이중 절반인 22개교가 어린학생들을 수용한 초등학교이지만 연희초등학교와 금란여중등 일부학교는 고가도로 통과등으로 방음벽 설치도 불가능한실정. 병원 5개소와 학생들이 공부하는 독서실도 소음공해지역에있다.서울마포도서관의 소음도가 집중력이 떨어지고 혈압이 상승하는 72㏈,상계백병원과 중대부속병원은 말초신경이 수축될 정도인66㏈로 나타났다.
이에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우선 방음시설이 가능한 1백5개소(학교 45.주택가 58.병원 2)에 대해 내년중 예산을 신청,연차적으로 방음벽을 설치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종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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