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권력구조 개편싸고 갈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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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중국 지도부가 이달 중순 개최될 중국공산당 중앙위 제6차 전체회의(6中全會)를 앞두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6중전회에서 다뤄질 권력구조 개편논의가 어떻게 방향을 잡느냐에 따라 현 권력층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개편의 핵심은 내년말로 임기가 만료되는 리펑(李鵬)총리의 거취와 맞물린 당(黨)조직개편여부다. 지도부는 올여름 베이다허(北戴河)회의에서도 이 문제를논의했지만 정파(政派)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88년 국무원총리에 임명된 李총리는 2회이상 연임불가규정에 따라 물러나야 하지만 옮겨갈 자리가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李총리는 장쩌민(江澤民)주석이 맡고 있는 당총서기.중앙군사위주석.국가주석중 국가주석직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江은 이중 어느 하나도 내놓지 않으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원로및 핵심지도부내에선 오래전부터 당총서기직을 폐지하는 대신 당주석제를 부활시켜 江이 당주석을,李가 부주석을 맡는 안(案)을 절충안으로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이 또한 江주석측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당주석제는 바로 밑에 껄끄러운 제2인자가 존재함으로써 주석이 누리는 권력이 분산될 가능성이 크며 나아가 권력기반 약화로이어진다는 생각이다.
논의가 어떠하든 이같은 개편의 향방은 최고실력자 덩샤오핑(鄧小平)의 의중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따라서 지도부는 현재의 집단지도체제를 구상하고 설계한 주인공인 鄧의 의중 파악에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베이징(北京)정가는 『지난 8월 92회 생일을 넘긴 鄧이 지도부의 권력개편을 결정할 97년 가을 제15차 전당대회까지 생존할지 여부가 지도부 권력개편의 최대 변수』라고 전망하고 있다.
베이징=문일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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