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運賃인상 완도군 노화도 주민이 막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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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이제 마음 편히 육지 나들이를 할 수 있게 됐어요.』 전남완도군의 외딴섬인 노화도 주민 8천여명은 지난달 24일 감사원으로부터 값진 추석선물을 얻어냈다.
감사원의 「감사청구제도」를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민들이 행사,선박회사의 운임 인상을 저지한 것이다.
지난 8월초 이 섬과 전남해남군 땅끝(토말)사이를 독점 운항하는 금영상사(대표 김기범)가 적자등을 이유로 배삯을 20% 인상하려 했다.
이에 섬주민들은 인상이 부당하다며 같은달 17일 감사원에 감사청구를 제기했다.

<본지 8월24일자 23면 보도> 행정관청의 도움을 기대할 수 없게 된 김경수(金京洙.61.노화읍양화리)씨등 이 마을 주민 5백38명은 『운항거리에 비해 턱없이 높은 요금을 받아온 노화~땅끝 항로의 실제 운항거리와 항로 독점문제를 조사해 시정해 달라』는 내용의 감 사청구서를 감사원에 제출한 것.
지난달 2일부터 6일간 현지 실사를 벌이는등 조사활동 끝에 업자가 직항로를 주로 운항하면서도 인근 섬을 경유하는 것으로 꾸민 것등 잘못을 밝혀냈다.
결국 감사원의 조정으로 금영상사는 2천4백50원으로 여객운임을 올리려던 것을 원래의 2천50원으로 환원했다.
더구나 화물운임은 기존의 요금이 과다하게 책정된 사실이 지적돼 소형승용차는 1만5천원이었던 기존요금이 1만원으로 낮아졌다. 노화읍장 이부남(李富男.52)씨는 『마을주민들로부터 감사청구제 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마을 이장들의 뜻을 모아 감사청구를 했다』며 『무엇보다 협의와 조정을 통해 생활민원을 합리적으로 해결하게 돼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완도=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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