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美수출 급속위축-엔低로 가격경쟁력도 크게 악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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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세계 최대의 시장인 미국에서 우리 상품의 지위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고질적인 「고비용 저효율」구조로 우리 상품의 가격경쟁력은 약화되는 반면 엔약세에 힘입은 일본제품의 공세와 후발개도국의 추격이 갈수록 거세지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는 21일 미국 상무부의 통계를 인용.분석한 결과 자동차와 가전제품.철강.의류등 대부분 제품의 대미(對美)수출증가율이 올 들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고 말했다.많은 제품의 경쟁력이 한계점에 이르러 이미 갖고있던 시장 마저 내주는꼴이다. 이렇게 줄어든 시장은 대부분 멕시코(자동차.의류)와 태국.말레이시아.중국(가전)등 후발개도국에 빼앗기는 것으로 분석됐다.특히 멕시코는 미국시장을 겨냥한 주요 국가의 생산기지가잇따라 들어서며 대미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무공은 주요 제품의 이같은 수출 감소 원인으로 ▶소비자들의 낮은 한국상품 인지도 ▶엔약세등에 따른 가격경쟁력 약화 ▶일부제품의 품질향상 미흡 ▶미국의 수입수요 부진등을 지적했다.
◇수출감소=자동차의 올 상반기 대미 수출은 작년 상반기보다 3.9% 줄어든 9억3천4백만달러.가전제품의 경우 전자레인지가시장점유율 1위 자리는 지켰지만 1억6천3백만달러 수출로 22.2% 줄었으며,VCR는 무려 42.8%나 수출 이 감소했다.
또 철강이 4억4천5백만달러 수출로 7.3% 감소하고,의류는종류에 따라 지난해 이미 11~13%가 줄어든데 이어 올상반기15.4~25.6% 또 줄었다.중소기업 제품의 수출도 ▶모조 장신구 6% 감소 ▶봉제완구 46.3% 감소 ▶양말 5.8% 감소 등으로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한편 우리나라 전체의 대미 수출은 지난해 23% 늘었으나 올 상반기에는 1백17억달러로 7.3% 증가에 그쳤다.
◇가격경쟁력 약화=TV의 미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국산 25인치가 2백53.39달러.일본 제품은 2백53.80달러.불과 41센트 차이밖에 없다.
철강은 엔약세 때문에 일본산과의 가격차가 거의 없어졌고 열연강판은 국산이 되레 5% 비싼 수준이다.남성 양복(울제품)의 소매가격은 2백50~2백70달러로 인도네시아 제품보다 35~40%,멕시코 제품보다 25~30% 비싸다.
유규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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