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분석>북한은 붕괴하는가-국내외전문가 50명 긴급진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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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북한은 과연 붕괴할 것인가.지난 94년 김일성(金日成)사망이후 북한이 당장 무너질 것이라는 위기감이 고조됐었다.절대권력자김일성이 사라진 북한은 축이 부러진 팽이처럼 주저앉으리라는게 많은 사람들의 생각이었다.그러나 북한이라는 팽이 는 비틀거리기는 해도 아직 멈추지는 않고 있다.중앙일보는 지금까지 산발적으로 제기된 「북한 붕괴론」을 점검해 보았다.이번 조사에 응해주신 분들은 국내의 정부와 국회,학계및 기업인,귀순자등 북한실정에 밝은 전문가 35명과 미.일.중. 러등 한반도 주변 4강국의 정부와 민간전문가 15명등 모두 50명이다.북한 붕괴전망과관련,많은 전문가들은 붕괴의 개념과 시간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지적했으며 이런 조언을 감안해 본문에서는 김정일(金正日)정권 붕괴가 사실상 북한의 붕괴라는 가정아래 북한 붕괴전망에 대한 견해를 정리했다.
[편집자註] 정권과 국가 또는 체제붕괴가 거의 동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본 사람은 25명이며,정권붕괴와 체제 내지 국가붕괴는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진행될 것이라는 견해를 보인 사람은12명이었다.나머지 13명은 답변을 유보했다.
정권과 국가 또는 체제의 붕괴가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것으로 답변한 사람들은 대개가 북한이 김일성과 김정일을 절대자로 신봉하는 체제라는 점을 근거로 제시했다.
북한의 붕괴시기에 대한 응답은 「5년이내 붕괴」「10년이내 붕괴」「10년내 붕괴안함」「붕괴안함」등 네가지로 나누어 분류했다.「10년내 붕괴안함」이라는 항목에는 「10년 이상 지나야 붕괴한다」거나 붕괴가능성을 비교적 낮게 보는 경우 를 모두 포함시켰다.
그 결과 5년이내에 붕괴할 것으로 전망한 사람은 모두 8명이며 5년에서 10년사이에 붕괴할 가능성이 크다는 답변은 14명,10년내에는 붕괴안한다는 답변은 21명,붕괴하지 않는다는 답변은 6명,알 수 없다고 답한 사람이 1명 등이다 .특히 2~3년 이내에 붕괴할 것으로 전망한 4명은 대부분 2~3년 이내붕괴하지 않을 경우 10년 이내에는 붕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한편 10년 이내 붕괴 가능성을 높게 본 답변자 22명중 절반은 우리 정부당국자나 주요 정당의 대북전문가 또는 국책연구소연구원등이다.이들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직접 입안하거나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바 적지 않다.김영삼(金泳三)대통령이 북한을 「고장난 비행기」로 표현하는등 붕괴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잦은 것도 우연이 아닌듯 하다.
또 중국이나 러시아의 북한전문가중 붕괴가능성을 높게 본 사람은 한사람도 없는데 비해 일본.미국 전문가 9명중 4명이 붕괴가능성을 지지하면서 그에 따른 대책수립을 당부했다.
북한붕괴가 진행될 경우 한반도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31명이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분쟁소지가 큰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그중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답한 사람은 1명뿐이며 대부분은 국지전이 일어나더라도 우리의 능력으로 충분히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또 5명은 북한이 무정부 상태에 빠지더라도 남북한간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견해를 보였다.나머지 14명은구체적인 응답을 피했다.
이번 조사는 각 전문가들이▶북한의 붕괴가능성▶정권과 국가 또는 체제 붕괴과정의 상관관계▶붕괴과정에서 일어날지 모를 분쟁등파문▶기타 고려할 사항등에 대해 자유롭게 서술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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