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減員시대' 살아남기 번역書 불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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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최근의 대량 감원은 우리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에 따른 것이면서 우리나라도 하이테크.정보혁명.글로벌경제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음을 단적으로 말해준다.어지간한 강심장도 실직의 위기를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자연히 노동시장의 변화쪽으로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지난 3월 번역소개된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이영호옮김.민음사 刊)이 결코 가볍지 않은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6개월만에 7쇄를 찍은 사실에서도 직장인들의 불안이 느껴진다.최근대량 감원이 핫이슈로 부각된 이후로는 하루 평 균 1백부 정도팔리고 있다.
또 노동시장의 새로운 법칙과 성공요건등을 논한 존 코터의 『새로운 법칙들』과 피터 드러커의 『미래를 향한 결단』(이신우 옮김.중앙일보사 刊)도 변화하는 노동환경에 적응하려는 직장인들의 몸부림을 반영하듯 인기를 끌고 있다.
『노동의 종말』은 노동시장의 변화 실상,그런 변화가 근로자와고용주들에게 던지는 도전,장래 전망등을 분석하고 있다.리프킨은현재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경제 트렌드 재단」의 대표.이 책은국제노동기구의 94년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것 이어서 우리 현실과도 통하는 부분이 많다.리프킨에 따르면 불행하게도 감원이나 구조개편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어서 직장인들을 우울하게 만든다. 리프킨은 현재를 중세농경사회에서 산업혁명으로 넘어가던 당시의 혼란상과 비교한다.개인은 물론이고 사회전반에 걸쳐 일대 격변이 일어나고 있다.산업시대에서 정보화시대로 급속도로 돌입함에따라 첨단 컴퓨터.정보통신.로봇이 전 직업을 뒤흔 들어놓고 있다는 것이다.미국의 경우 60년대에는 근로자들의 3분의1이 공장근로자였다.그 수가 지금은 17%에 지나지 않으며 20년 후에는 2%에도 미치지 않아 사실상 블루칼라가 사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인터넷의 확대로 가능해진 가상공장의 실상을 보면 터무니없는 분석도 아니다.현재 가동중인 가상공장에는 기업가와 핵심 전문직 몇명과 임시직 근로자 뿐이다.
리프킨이 제시하는 해결책은 인원감축으로 빈부 양극화현상을 부르기보다 작업시간을 줄이는 방법으로 경제적 결실을 공유하자는 쪽이다.그렇게 하면 현재의 노동위기가 타락일로를 걷는 가정의 가치를 회복하고 사회 성원간에 돌봄과 베품의 미덕 이 형성되는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교수가 쓴 『새로운 법칙들』에는 74년 이대학원을 졸업한 1백15명의 활동상을 20년동안 추적,어떠한 환경변화에도 끄떡없는 성공요인을 분석한 책이다.
연구대상이 됐던 엘리트들의 두드러진 특징은 글로벌화등 모든 환경변화를 위험인 동시에 기회로 파악했다는 점이다.또 과거 승리자들이 밟아왔던 길에서는 더이상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실하게 인식하고 끊임없이 변신을 거듭했다.관 행에 빠지지않고 극한 경쟁시대에 꼭 필요한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항상 노력했다는 말이다.
물론 그 바탕에는 끊임없는 학습과 높은 목표와 성공하고자하는욕망이 버티고 있었다.감원바람이 분다고 해서 위축되는 사람은 일단 「문제」가 있다는 시각이다.
일본의 다이에 호크스회장인 나카우치 이사오(中內功)와 대담형식으로 꾸며진 『미래를 향한 결단』은 바람직한 공동체 사회 발전을 위해 개인들이 갖춰야할 자질등을 논하고 있다.
드러커도 평생 학습과 아울러 지식을 일이나 자기 계발,인격 형성으로 연결짓는 요령을 강조한다.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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