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여행>木鐸-백성을 교화.인도하는 인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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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木鐸이라면 누구나 사찰(寺刹)에서 사용하는 불구(佛具)정도로알고 있지만 사실 중국에서는 불교가 전래되기 수천년 전부터 木鐸을 사용했다.
옛날에는 달력이 귀했으므로 백성들이 절기(節氣)에 따른 농사일을 알기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통치자는 그때 그때 해야 할 일을 백성들에게 알렸는데이때 사용했던 것이 木鐸이다.그 일을 맡은 관리를 「주인(주人)」이라고 했는데 매년 봄만 되면 커다란 방울을 치면서 시내를돌아다녔다.그 소리를 듣고 사람이 모여들면 『 봄이 왔으니 씨를 뿌리라』고 알렸던 것이다.
그런데 그 방울속의 혀가 나무로 돼 있었으므로 木鐸이라고 했다.물론 쇠로 된 것은 金鐸이라고 했는데 주고 군대내에서 명령을 하달할 때 사용했다.
후에 불교가 전래되고 절기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서 木鐸은 사찰에서만 사용하게 됐는데 이 역시 식사나 염불시간등 공지사항(公知事項)을 널리 알리기 위해서였다.어느 경우든 木鐸은 어떤사실을 널리 알리는데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후에는 백성들을 교화(敎化).인도(引導)하는 자도 木鐸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그 대표적인 사람이 공자(孔子)였다.
이제 木鐸의 기능은 사회 지도층 인사에게 주어진 셈이다.요즘처럼 여러 방면에서 어수선할 때 새삼 木鐸의 역할이 아쉬워진다.
정석원 한양대 중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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