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의대생 복귀부터 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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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의대생은 이제 하루 빨리 학교로 돌아가는 일만이 최선의 선택이라는 막바지에 이르렀다.아니 그 고비마저 넘겨 이대로 가다간 한의학계에 대한 국민들의 남은 신뢰와 존경마저 그르칠 위기에 이르렀다.
우선 정부 꼴이 말이 아니게 됐다.한달 두달에 이어 오전.오후로 나누어 등록을 늦추고 학칙을 고쳐가며 대학복귀를 호소해온교육부장관의 간절한 호소가 애처로울 지경이다.오전엔 마지막 기회라고 해놓고는 오후가 되면 대학자율로 하라니 정부의 영(令)이 서질 않고,원칙과 학칙이 깡그리 무시되는 마치 무정부 사회를 방불케 한다.
물론 한의대생들의 요구가 터무니 없다는 것이 아니다.다만 지금은 옳고 그름을 따지기에 앞서 제 자리에서 제 일을 올바르게한다는 원칙적 자세를 최소한이나마 지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은 점을 바르게 인식하라는 것이다.따지고 보면 한의 대 사태의 출발은 어른들이 벌인 싸움이다.이제 어른들은 다 빠지고 학업에 몰두해야 할 학생들이 볼모가 돼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명분싸움에 휘말리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한의대생은 장래의 한의학계를 책임져야 할 미성숙한 인적 자원이다.모두가 안타까워하는 점은 이들이 집단제적됐을 때 생겨날 한의사 수급차질이 곧장 한의학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그렇다면 학생들은 당장의 현안은 어른들에게 넘기고 내일을위한 학업을 포기해선 결코 안될 것이다.
정부의 법과 지시를 무시하고 학칙이라는 대학의 기본원칙을 업신여기면서 학생들이 투쟁해야 할 높은 가치는 없다고 본다.더욱이 정부의 직제개편을 요구하고,한의약정국이 설치되면 등록한다든지 하는 흥정하는 듯한 인상을 줘서는 한의대생들의 순수성까지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많은 것을 따질 때가 아니다.이젠 한의대생들의 주장도 충분히 알려졌다.더이상 복귀를 머뭇거리거나 집단제적을 담보로 흥정을 벌일 때도 아니다.학생은 학생 본연의 자세로 돌아간다는 기본 자세를 국민들한 테 보여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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