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촉마술사' 백화점 바이어 불황속 매출 孝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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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싸고 좋은 상품을 한발 앞서 확보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다.』 경기가 불황인데다 가격파괴를 내세운 할인점의 공세까지 겹치면서 백화점 바이어(상품구매 담당자)들의 구매전략도 불꽃튀는 접전으로 치닫고 있다.바이어의 선택은 매출을 수억~수십억원쯤 우습게 좌우할 만큼 비중이 커서 매출부진으로 시달리 는 백화점들이기 때문에 유능한 바이어를 스카우트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롯데백화점 가정용품 바이어 정병일과장은 각국의 풍물을 모아 파는 세계벼룩시장전을 기획해 짭짤한 매출실적을 올렸다.해외여행이 늘어나는 추세에 착안,수입상과 여행가이드들을 대상으로여행객들의 선물구매취향을 조사한뒤 각국을 돌며 상품을 사모아 판매한게 히트한 것.그뒤 벼룩시장전은 아크리스백화점과 신세계 미아점이 잇따라 열면서 백화점의 유행행사처럼 번지고 있다.
해외출장에 인색하던 종전과 달리 바이어를 직접 외국으로 내보내고 있다.실무자는 물론 사장까지 바이어로 탈바꿈해 전세계를 돌면서 아이디어상품 캐오기에 매달린다.그레이스백화점 김종성사장은 지난 7월 내몽골에 출장가 캐시미어 니트의류 「솔롱고」를 직접 발주했다.원단만 생산하는 현지에서 상품화 아이디어로 10만원대 의류를 생산해 들여옴으로써 그레이스백화점 매장의 새 명물로 키웠다.
신세계백화점은 전북김제 한산농원에서 생산되는 신고배를 미리 점찍어 시중가격보다 훨씬 싼값에 공급해 호평받았다.경방필백화점의 농산물 바이어 김성진과장은 매일 새벽 3~4시 가락동농수산물시장의 경매에 직접 참여하면서 싸고 신선한 상품 을 확보하는데 진력한다.
이처럼 백화점안에서 바이어의 역할이 커지면서 신설 백화점에서는 기존 업체의 뛰어난 바이어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접촉하는 경우가 많다.뛰어난 바이어 한명 잡으면 단번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수 있는 까닭이다.
이종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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