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소니 35세부터 명예퇴직-"빠를수록 再취업 유리"종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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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일본기업들의 명예퇴직연령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다.나갈 사람은빨리 나가는 게 본인에게나 회사에나 좋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소니는 다음달부터 내년 2월까지 근속연수 10년 이상,35세이상의 일반직사원 6천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신청을 받기로 했다.해당자들에게는 퇴직금에다 1년6개월분의 임금을 추가지급하는조건이다.
사실 명예퇴직연령을 낮추는데는 전자업체인 파이오니어가 훨씬 앞서 있다.이 회사는 이달말까지 27세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6백50명의 희망퇴직신청을 받고 있다.퇴직기준이 연령보다 「일을 하려는 의욕」으로 완전히 바뀐 셈이다.
두 회사가 표면에 내건 이유는 사원에 대한 배려다.별다른 의욕없이 질질 끌려가기보다 하루라도 빨리 그만두는 게 좋다.그것이 재취업에도 유리하고 새 인생설계에도 보탬이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이면에 가려진 본질적 이유는 인사적체다.80년대 후반 거품경제때 대거 채용한 사원들이 요즘 과장승진을 앞두고 병목현상을 빚고 있는 것이다.아직 종신고용제가 남아 있는 일본기업들로서는 승진에서 거듭 누락돼 의욕을 잃은 2 0대 후반~30대 사원들을 어떤 식으로든 정리하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상황이다.
도쿄=이철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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