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로 식물인간된 어머니 숨지자 간호하던 아들 자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1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를 간호하던 20대 딸과 아들이 어머니가 끝내 숨지기전과 숨진뒤 1년 사이에 차례로 농약을마시고 자살했다.
9일 오전4시쯤 경남울산시울주구웅촌면고연리 趙하수(29.소주방 경영)씨 집에서 趙씨의 동생 영진(25)씨가 농약을 마시고신음하고 있는 것을 趙씨가 발견,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받게 했으나 10일 오전 숨졌다.
趙씨에 따르면 동생은 94년말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어머니 姜영애(51)씨가 지난 7월말 숨지자 『나 때문에 어머니가돌아가셨다.어머니가 보고 싶다』는 말을 자주해 왔다는 것이다.
경찰은 이에 따라 숨진 영진씨가 어머니의 죽음을 괴로워하다 자살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중이다.
이에 앞서 지난해 5월에도 영진씨의 동생 영숙(23)씨가 『너무 안쓰러워 어머니를 지켜 볼 수가 없다』면서 집에서 농약을마시고 목숨을 끊었다.
어머니 姜씨는 94년12월 양산군웅상읍 H제지에서 야근을 마치고 귀가하던중 횡단보도를 건너다 승용차에 치여 식물인간이 돼자녀들의 극진한 간호를 받아오다 95년7월 숨졌다.
이 마을 이장 李상택(52)씨는 『숨진 영진.영숙이는 어머니가 식물인간이 된뒤 밤낮을 가리지 않고 간호하는등 효심이 지극했다』며 안타까워 했다.
울산=황선윤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