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정보화시대 기는일선학교-교무실전화 교사24명에 1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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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울강동구 K중학교는 제1,2교무실을 합쳐 교사 92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화기가 겨우 3대뿐이다.
부족한 전화 탓에 교사들은 휴식시간에 외부로 전화거는 것은 엄두도 못낸다.쉴새없이 걸려오는 전화를 받기에도 벅차기 때문이다.급히 전화를 이용해야 할 교사들은 교무실 밖에 설치된 공중전화에서 학생들과 함께 줄을 서 차례를 기다리기도 한다.
사정이 이러니 컴퓨터에 전화선을 연결해야 하는 인터네트 교육등은 생각조차 하기 어렵다.
서울중구 K여고도 사정은 마찬가지다.56명의 교사가 사용하는교무실에 전화기 2대만 놓여있다.게다가 컴퓨터실에 설치된 15대의 컴퓨터중 전화선이 연결된 것은 단 한대로 컴퓨터 실습교육은 시늉에 그칠 뿐이다.
『전화부족으로 교사들이 교무실에서 PC통신등을 이용,자료를 얻기는 불가능합니다.컴퓨터실에도 빈 전화회선이 없어 학생들이 집에서 실습하는 형편입니다.』 이 학교 한 교사(29)는 『컴퓨터가 사실상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일선 중.고교의 전화회선이 턱없이 부족해 학교 정보화를 가로막고 있다.
본사 취재진이 최근 서울시내 20개 중.고교(공립 10곳,사립 10곳)를 대상으로 교무실내 전화 보유실태를 조사한 결과 교사가 사용할 수 있는 회선은 24.3명당 1대,학교당 3대꼴이었다. 조사 대상중 5대 보유 학교는 2곳 뿐이었고 4대가3곳,3대가 10곳,2대가 5곳이었다.
이처럼 일선학교의 전화 확보율이 낮은 것은 전화설치에 따른 설치비와 전화사용료등 예산상의 추가부담 때문이다.일부 사립학교에서는 『전화기가 많을 경우 교사들이 전화를 사적인 용무에 사용하는등 불필요한 사용이 는다』는 이유로 교장들이 추가 설치에반대하기도 한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90~93년 학교환경개선사업 당시 교사 15인당 1대꼴로 전화회선을 확보했다.
그러나 연구부.생활부.과학부등 각 부에 나눠 사용해 교사들이실제로 사용할 수 있는 전화는 이에 훨씬 못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학교전화 확대 설치계획이 없으나 학교정보화및 교육정보화등 영향으로 인터네트등PC통신 활용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확대 설치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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