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스럽게만 생각되던 많은 현상들이 과학적으로 설명되기에 이르렀다.그러나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구조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있다.이런 가운데 심리학.언어학.철학.컴퓨터공학.신경과학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지과학이라 는 협동분야를 이루어 미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 것이 70년대 중반.그렇다면 과연 마음과 뇌의 관계는 어떠한가.정보처리와 함께 생각까지 하는 마음은 디지털 컴퓨터와 같은 기계라 할 수 있는가.이런 질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은 21세기에나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마음과 뇌의 관계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관계처럼 어떤방식으로든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이런 이유로 미국은 2000년까지를 뇌의 10년으로 선포한바 있으며 일본은 2000년대를 뇌의 세기로 선포하는 입법안을 준비중이다.또 한 서방선진7개국(G7)도 협동적으로 인지과학을 첨단과학분야로 정해 집중투자하고 있다.지난 7월 중순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미국의 인지과학회의에서는 아이들의 언어습득 원리가 무엇인지등 응용보다 기초이론적 논의가 주종을 이뤘다.이는 학 문 선진국들이 미래를 내다보고 이 분야의 기초적인 연구에 부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아직 그 중요성이 제대로 인식되지 않고있고,설사 인식된다 하더라도 인간적 요인이나 감성을 공학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인간공학」「감성공학」,인간의 인지과정을 공학적으로 접근하는 「인지공학」이라야 정책적인 배려 가 주어지는 현실에 머물러 있다.
소프트과학은 마음에 대한 응용공학적 접근과 달리 타고난 그대로의 인간 마음의 본질을 밝히고 이 마음과 환경간의 인지적.감성적 상호관계의 작용원리를 인간중심적으로 다루는 다학문적 종합과학이다.
따라서 소프트과학은 ▶인간의 마음과 느낌,행동과 언어에 대한근본적 이해 ▶물리적 환경,사회.문화적 환경등 인위적 환경에서나타나는 인간의 행동 ▶인간과 환경간의 발전적 조화 ▶인간의 가치변화와 산업의 변화간의 역동적 관계등을 주 요 연구과제로 삼는다.마음의 구조를 탐구하는 종합 기초과학인 인지과학의 연구를 위해 9년전 창립한 한국인지과학회는 지난해말부터 이 분야가응용공학으로만 이해되는 것을 넘어 인간의 마음에 관한 포괄적 분야의 연구라고 보고 소프트과학이 라는 이름을 내걸며 육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인간에 대한 공학적 접근도 소프트과학의 발전에 힘입을 수밖에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정민 서울대교수.언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