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전세값폭등 집중 공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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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자민련이 정부의 경제정책을 연일 비판하고 있다.
과거 야당들이 해왔듯이 단순히 『책임지라』『물러나라』는 수준이 아니다.조목조목 항목을 짚어가며 정부의 경제실정을 물고 늘어지고 나름의 대안도 내놓고 있다.
자민련은 30일 「전세값 폭등에 대한 당의 입장」을 발표했다. 전세값 문제가 심각해지자 기민하게 반응하고 나선 것이다.예전처럼 성명 한장 달랑 낸게 아니다.
전세값 폭등 현황과 정부의 무대책,이에대한 대안등을 5쪽에 걸쳐 논문식으로 발표했다.
자민련은 『정부의 무계획적 재개발과 재건축,임대주택공급정책의퇴조와 부동산중개업의 전근대성등이 전세값 폭등을 불러일으킨 주범』이라며 이에 대한 해결을 촉구했다.
하루 전인 29일에는 똑같은 형식으로 「고물류비(高物流費)의저감(低減)대책」을 발표했다.『정부의 잘못된 국토이용계획 때문에 물류비용이 치솟아 경쟁력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그러면서 ▶물류산업경쟁체제 도입▶표준화.정보화에 대한 지원확대▶물류거점시설의 확충과 연계성 강화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경제실정을 집중 지적하는 것은 자민련의 기본전략처럼 보인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으로 환경처장관을 역임한 허남훈(許南薰)정책위의장은 4.11총선 이후에만도 내년도 예산문제,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문제,공공부문 노사정책등 열차례에 걸쳐 현안에 대해 이런 식의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대변인.부대변인 성명도 경제에 집중되고 있다.
대변인실은 이미 「시리즈 경제논평」을 냈다.3일동안 경제문제를 거론하겠다고 사전 예고한뒤 안택수(安澤秀)대변인이 한국경제의 실상에 대한 총론을,하루뒤엔 이규양(李圭陽)부대변인이 물가와 쌀값문제를,또 그 하루뒤엔 김창영(金昌榮)부대 변인이 국제수지와 국가경쟁력 하락을 잇따라 비판하고 나선 것이다.
자민련이 이처럼 경제비판에 총력을 투입하는건 대선전략의 장기포석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김종필(金鍾泌)총재가 「근대화추진 세력」이었고,제2의 경제도약을 이루기 위해선 金총재의 경륜이 필요하다는 식의 논리를 내세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金총재는 다음달 정기국회때의 정당대표 연설에서도 경제문제에 대부분을 할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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