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북핵 불능화 마무리하고 싶다”

중앙일보

입력

 북핵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사진) 국무부 차관보가 북핵 협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검증체계 문제를 협상하기 위해 1일 북한을 방문한다.

힐 차관보는 7월 베이징 6자 수석대표 회담에서 미국이 북한에 전달했던 검증의정서 초안보다 다소 유연한 입장을 담은 수정안을 놓고 집중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힐 차관보는 이틀 동안 평양에 머무르며 북한 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직접 협상할 예정이며 영변 핵시설 현장을 방문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방북을 하루 앞둔 30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그는 “(이번 방북 길에) 검증체계에 합의해 비핵화 2단계(불능화)를 마무리하길 원한다”며 “우리도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해 우리의 의무를 완료하고 싶다”고 밝혔다. 1일 판문점을 거쳐 육로로 방북할 예정인 힐 차관보는 “북한과는 뉴욕 채널을 통해 검증체계에 대해 협의를 해오다 평양에서 만나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 방북하게 됐다”고 말해 이번 방북에서 북한과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이번 방북 길에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구두 메시지나 편지를 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저녁 한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만나 북한과의 검증 협상에 관한 의견을 조율했다. 힐 차관보는 방북 일정을 마친 뒤 다시 서울에 들러 방북 결과를 한국 정부에 설명할 예정이다.

예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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