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들이 밝힌 '연세大 농성 사수대' 행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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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한총련의 연세대 점거농성장에서 사수대(死守隊)학생들이 힘을 과시하며 농성 학생들을 지휘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연행된 학생 수사를 지휘한 검사들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사수대 학생들은 시위 참가학생들의 이탈을 막은 것은 물론 농성장 안에서 여학생과 부상한 남학생들에게 밥짓기.빨래등을 시켰고이를 거부하지 못하도록 위세를 과시하기도 했다는 것 이다.
…연세대 재학생 Y군은 15일 군입대를 위해 휴학계를 내러 종합관 2층에 들렀다가 경찰의 최루탄 세례에 4층까지 쫓겨갔다. Y군은 바깥이 잠잠해진 틈을 타 이날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려 했으나 사수대원들이 몽둥이를 들이대며 『나가지 말라』고 윽박지르는 바람에 귀가를 포기했다는 것이다.
Y군은 사수대원들이 방심하는 사이 유리창을 통해 경사진 1층건물 밖으로 뛰어내려 탈출을 감행했으나 곧이어 쫓아온 사수대원들에게 덜미를 잡혀 뭇매와 함께 얼차려까지 받았다는 것.
Y군은 20일 경찰진입때까지 꼼짝하지 못하고 붙잡혀 화장실.
교실청소는 물론 밥짓는 일까지 거드는 곤욕을 치른 끝에 훈방됐다. ***잡히면 뭇매.얼차려 …한총련 지도부는 장기 농성에 대비,「세탁조」를 별도로 구성해 여학생과 부상한 남학생들에게 빨래를 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이들이 땀.흙등으로 더러워진 옷가지 뿐만 아니라 경찰에 연행될 경우 헬기에서 뿌릴 때 묻은 붉은최루액 때문에 시위적극가담자로 분류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철저히 세탁을 했다고 설명했다.
***옷.안경바꿔 身分위장도 …시위 전력이 있거나 수배된 학생중 상당수가 조사 과정에서 가명을 댔다가 지문조회 결과 뒤늦게 신분이 들통난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보안법을 두차례 위반해 집행유예 기간중인 서울대 농대 4년 K군은 처음 경찰 조사에서 자신을 인하대 3년생이라고 소개한 뒤 『동생을 찾으러 왔을 뿐』이라고 둘러댔다가 컴퓨터 신원조회로 이같은 사실이 드러난 경우.
검찰은 당초 헬기에서 촬영한 K군의 사진 때문에 훈방 대상자로 분류했었다는 후문이다.사진속의 얼굴 모습은 종합관 옥상에서쇠파이프를 둘러멘 K군이 분명한데 연행 당시 입고 있던 옷은 물론 모자.안경까지 전혀 달랐기 때문이다.
지문조회 결과 신분을 속인 것이 드러나면서 끈질기게 추궁하자신분위장을 위해 의복.안경등 소지품까지 두벌씩 준비했다고 말해수사관들이 혀를 내둘렀다는 것이다.
몽둥이 들고 이탈 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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