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도서무료대여 '작은도서관'신간도서 구입 어려운 형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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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전락해버린 공공도서관이나 만화방이 돼 버린 도서대여점을 대신해 지역주민들에게 도서를 무료로 대출해 온「작은 도서관」이 신간서적을 구입하지 못해 이용자들을 안타깝게하고 있다.전국에서 가장 늦게 시작한 부산지역■ 30여개의 작은 도서관들은 신간서적을 구입하지 못해 회원들의 발걸음이 줄어「독서생활화 운동」의 첨병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부산서구동대신동 D문고를 찾은 김종순(38.부산서구동대신동)씨는 『아이(8)와 함께 처음엔 자주 갔지만 신간서적이 거의 없어 가는 횟수가 점차 줄어들었다』고 말한다.부산진구 시민독서문고의 경우 한달 운영비로 1백만원이 소요되나 회 원가입비나 후원금등은 20만원정도.
나머지는 운영자인 이균(李均.55.작은도서관부산협의회 회장)회장이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문.영어를 강의하면서 부족한 운영비와 신간서적 구입에 충당하고 있다.이런 사정을 잘 아는 회원가운데는 매달 신간 구입비로 3천원을 내놓는 30대 세일즈맨도 있다.대부분의 작은 도서관 운영자들은 자신의 호주머니를 털어 운영한다.
작은 도서관 운영자들은 신간 구입을 위해 공공도서관의 지원을요청하기도 한다.일정기간 빌렸다가 반납하는 방법으로 도서구입난을 어느 정도 해결해 보려는 노력이다.그러나 공공도서관측은 『예산이 부족해 작은도서관에 지원할 여력이 없으며 같은 책을 한권씩 밖에 구입하지 못해 관외대출이 안된다』고 밝혔다.
이균회장은 『신간서적이 없으면 이용자들이 줄어 작은 도서관은결국 유명무실하게 될 수밖에 없다』며 『책구입시 대형서점이나 서적 도매상에서 할인 혜택을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고수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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